▲ 원주혁신도시 전경.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직원을 신규 채용할 때 50%를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그러나 신규 채용인원의 50% 중 25%는 비수도권 소재 학교 출신을 채용한다는 것이어서 혁신도시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확대는 작년 10월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기됐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전국 혁신도시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대학 출신자를 50%까지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50% 중 30%는 공공기관이 있는 해당 지역의 지방대 출신을, 나머지 20%는 다른 지역의 지방대 출신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률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서울 관악구갑)이 대표발의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현행 혁신도시 특별법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소재한 지역 내의 지방대학 또는 고교 졸업자, 졸업 예정자의 의무채용 비율을 올해 27%, 내년 이후 30%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의무채용 비율을 50%로 확대하되, 이전지역 소재 학교 출신 25%와 비수도권 소재 학교 출신 25%로 구분했다. 유기홍 의원은 “이전지역 내 학교 졸업생만 지원하게 돼 공공기관들이 의무채용제 비율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전지역 내 공공기관 관련 전공 분야를 가진 대학 수도 제한적이어서 우수인재 확보가 어렵고, 이에 따라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이 30%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도내 대학 및 고교 졸업자 등의 의무채용 비율이 25%로 축소돼 도내 지역인재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에는 지역인재 채용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현행법은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기업은 신규 채용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는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50%로 규정하고,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하는 한편 기업의 지역인재 채용비율 공개에 관한 사항도 규정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지역인재 신규 채용에 대한 규범력이 부족하고, 그 비율도 높지 않아서다.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고,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한다는 게 개정 취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