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한 공유우산 프로젝트가 올해는 혁신도시와 남부시장, 개운동 등으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환경 캠페인으로 시작한 공유우산 프로젝트가 침체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까지 더해지면서 원주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지난해 중앙동 문화의 거리에서 시행한 공유우산 프로젝트는 각 가정에서 식구 수보다 많이  남아도는 우산을 기부를 통해 함께 공유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원주좋은변화연구회(회장: 강길영)가 강원혁신포럼에서 열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제안한 프로젝트로 더운 여름날 더위를 피하고 우천 시 비를 피할 수 있도록 공유우산을 이용하자는 취지였다.

우산은 별도 예산 없이 시민들과 지역기관의 자발적 참여로 모았다. 문화의 거리 20여 곳에 우산꽂이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이용하고 다시 가져다 놓을 수 있게 마련했다. 처음 문화의거리상인회 반응은 시큰둥했다. 매장 앞에 우산꽂이를 아침저녁마다 관리하는 일이 번거롭고, 공유우산이 활성화될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문화의 거리에는 200여 개의 공유우산이 사용됐다. 우산이 필요할 때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우산을 반납하기 위해 업장에 다시 방문하는 손님이 늘어나면서 공유우산 캠페인은 환경운동을 넘어서 상권 살리기에도 큰 보탬이 됐다. 11월 캠페인을 종료하고 우산꽂이를 수거하러 갔을 때 상인들은 직접 관리하겠다며 우산꽂이 반납을 거부했을 정도다.

캠페인 종료 시 남은 우산은 전체의 30% 남짓이었다. 회수율로 따지면 절반도 돌아오지 못했지만 원주좋은변화 연구회는 전체 물량의 70%를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강길영 회장은 "원주에서 진행한 우산공유 프로젝트는 우산의 회수율 보다는 많은 시민들이 공유우산에 대해 인식하고 이용하며, 기부에 함께 참여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우산 역시 특별한 예산을 들여 마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수율이 30%에 그친다 해도 실패한 프로젝트는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강원혁신포럼에서 선정된 사업들 중 실제로 원주 공유우산 프로젝트가 가장 활발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환경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지역 상권으로 인구 유입이 활발해지자 타 지역 상인회에서도 공유우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한 캠페인을 보고 올해는 혁신도시상인회에서도 공유우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상가 중심지로 이동하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우산을 곳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상가 외에 공공기관 입구에도 우산꽂이를 배치, 혁신도시만의 공유우산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이달 중순 시행을 앞두고 몇몇 공공기관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상인회와 공단에서 미리 마련한 우산은 600여 개에 달한다. 배호석 혁신도시상인회장은 "공단 직원들이 점심시간 때 상가를 이용하거나 미리내 공원을 걸을 때 땡볕이 아닌 우산 밑 그늘막에서 걸을 수 있도록 공유우산을 곳곳에 배치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편의성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외에도 남부시장과 개운동 일대에서도 공유우산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문화의 거리 역시 지난 3월부터 우산공유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매월 1회 씩 땡스우산기빙데이를 열고 적극적인 기부 활동을 홍보할 예정이다. 올해 초 원주시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우산 400여 개를 전달하는 등 범시민적 캠페인으로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봉산동 삼광택지와 단구동 단관택지는 지역 실정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