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 매입과 보존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1983년 아카데미극장의 모습.

원주시, 지역출신 도의원에 도비 지원 역할 주문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 매입과 보존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침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원창묵 시장의 지시에 따라 부서별로 관련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해 극장과 주차장 매입비 70억 원, 극장 리모델링 비용 30억 원 등 1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인 모금운동에 나서는 등 시민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그동안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 매입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다.

그러나 최근 원주시가 실시한 '아카데미극장 매입 및 활용' 설문조사 결과 보존을 바라는 시민들이 보존 필요성이 없다는 시민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전국 54개 영화·문화단체가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는 게 원주시 안팎의 시각이다. 강원도의회와 원주시의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주시의 매입과 활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가 현재까지 유력하게 검토 중인 방안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을 통한 주차장 부지 매입이다. 주차장 부지가 확보되면 인근 풍물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동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활용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동수 원주시 도시재생과장은 "세부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국토부로부터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 관계자는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은 매년 1천억 원이 투입되지만 집행률이 46%밖에 되지 않아 추가공고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어서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극장 보수비용은 도비를 지원받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원 시장은 최근 시·도의원 및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원주출신 도의원들에게 20억 원의 도비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회에서 '아카데미극장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강원도의 지원'을 촉구한 정유선 의원 등 원주출신 도의원들도 적극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엄병일 원주시 경제문화국장은 "아카데미극장 매입 및 활용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는 만큼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에서 활동하는 청년 문화활동가들로 구성된 '원주청년문화활동가네트워크'가 이번 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원주시 주민자치협의회와 근대건축 관련 전국의 역사전공 교수들이 주축인 (사)근대도시건축연구회도 지지 성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