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2동 폐기물처리공장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처리공장 설치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는 시설은 설치에 앞서 시민에게 사전에 알리도록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 ‘원주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안’이다. 곽희운·박호빈·김정희·이용철·최미옥·김지헌 시의원이 공동 발의해 입법예고 했다.

이 조례안의 필요성은 올해 초 논란이 됐던 태장2동 고형연료제품(비성형SRF) 제조공장 신축과정에서 불거졌다. 원주시로부터 건축허가가 난 뒤에야 태장2동 주민들이 제조공장 신축을 알게 된 것이다. 태장2동 주민들은 환경피해를 우려하며 강력 반발했고, 뒤늦게 원주시는 사업계획서를 반려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했다.

이외에도 호저면 만종리 장례식장 건립사업, 지정면 안창리 오염토양반입시설 건립사업 등 기피시설 건립이 추진될 때마다 사회적 갈등이 되풀이됐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곽희운 시의원은 “갈등이 예상되는 시설 설치로 인근 지역주민들과 설치업체 간 갈등이 빈번함에 따라 지역주민에게 사전 고지함으로써 사회갈등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전고지란 시민들의 건강이나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시설에 대해 원주시에서 접수한 인·허가 또는 신고를 인근 지역주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조례안에서 사전고지 대상 시설은 1천㎡ 이상인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 가축 사육·도축시설,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자원순환 시설, 묘지 관련 시설이다.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은 액화석유가스 충전소·판매소·저장소, 위험물 제조소·저장소·취급소, 도시가스 제조시설 등이다. 가축 사육·도축시설은 축사, 가축시설, 도축장, 도계장이다. 자원순환시설은 하수 등 처리시설, 고물상, 폐기물재활용시설, 폐기물 처분시설, 폐기물감량화시설이다. 묘지 관련 시설은 화장시설과 동물화장시설, 동물 전용 납골시설 등이다.

이러한 시설의 인·허가가 원주시에 접수되면 인·허가 또는 신고를 접수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대상지역 주민들에게 사전고지해야 한다. 원주시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입주자대표회의에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했다.

이때 대상지역은 시설로부터 500m 이내에 공동주택이 있거나 시설로부터 1천㎡ 이내에 10호 이상 주택이 있는 지역 등이다. 이 조례안은 시의회 심의를 통과해 공포되면 즉시 시행된다. 여야 시의원 모두 조례안 발의에 참여해 시의회 심의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주시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인·허가 사무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무전결처리 규칙을 개정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의 사전고지 대상 업무의 전결권을 과장에서 국장이나 부시장으로 상향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