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전경.

A 씨는 지난 2019년 단구동에 상가겸용 주택을 신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신축한 주택 옆에 원주시 소유의 시유지가 있었다. 시유지임에도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어 A 씨는 주차장으로 활용했다. 그러다 최근 원주시로부터 시유지 무단점용에 따른 변상금을 납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2019년과 2020년 대부료 365만여 원에 무단점용에 따른 변상금까지 모두 438만여 원이 부과됐다. A 씨는 “그동안 원주시에서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변상금까지 내라니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A 씨와 같이 이번에 원주시에서 변상금을 부과하는 사례는 7천800건에 이른다. 원주시가 시유지를 엉터리로 관리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서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원주시의 공유재산 관리가 부실하다는 문제 제기는 원주시의회에서 나왔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2019년 1월 공유재산관리특별위원회를 구성, 원주시의 시유지 관리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시유지에 불법 건축물을 짓거나 대부료를 내지 않고 농작물을 경작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대부료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공유재산관리특별위원회는 원주시에 공유재산 전수조사를 요구했고, 원주시는 약 3억 원을 투입, 전문업체에 실태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업체는 지적공부와 공유재산관리시스템 상 불일치 현황을 파악하고, 드론과 항공사진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 7천800필지 1만1천600여 개소에서 무단점유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유지인 대지, 도로, 공원 등을 무단점유하고 있는 사례였다.

무단점유 의심지 중 원주시 건설방재과에서 관리하는 공유재산이 4천459건으로 가장 많았고, 회계과 745건, 도로관리과 513건, 공원녹지과 239건 등이었다. 이에 원주시는 재산관리 TF팀을 구성, 무단점유 의심지에 대한 변상금 부과에 나서고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변상금은 무단점유를 확인한 시점으로부터 최장 5년의 기간 내에서 부과해야 한다. A 씨는 2년 치 변상금이 부과됐지만 5년 치 변상금 부과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무단점유했기 때문에 연도별 대부료의 120%를 내야 한다. 공유재산에 불법 및 영구시설물을 축조한 경우에는 원상복구 명령이나 철거를 진행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뒤늦게 부과하는 것이어서 코로나19로 인한 공유재산 사용·대부료의 한시적 감면기준을 적용하는 등 최대한 변상금을 감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변상금 부과에 따른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그간 원주시가 시유지를 엉터리로 관리하면서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부료를 수십 년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원주시를 향한 강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