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간 조절기 개발 특허 취득…걷기교육 권장서 출판

경력 32년의 현직 헤어 디자이너 오석환(49·인디오가 대표) 씨. '투블럭 컷'으로 불리는 '이중 디스커넥션 컷'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고, '2014 미스월드코리아'에 헤어담당으로 참여, 대회 1·2등을 동시 배출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른 이중생활로도 유명하다. 낮에는 예약손님이 줄을 서는 헤어 디자이너지만 밤이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걷기교육 강의를 하는 걷기운동 전도사로 변신한다.

미용밖에 몰랐던 오 씨가 걷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단골손님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당시 오 씨는 수술을 해야 할 만큼 허리 통증이 심했고 무릎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시큰거렸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체중이 100㎏에 육박하며 고지혈증 약까지 복용하고 있을 때였다.

걷기도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오랜 망설임 끝에 이듬해 (재)대한걷기연맹이 주관하는 걷기교육을 신청, 이론을 익히면서 하루 10㎞씩 공복 걷기를 시작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병행하기 쉽지 않았지만 "헤어 디자이너로 머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 것이고, 이제는 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라"는 지도교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오 씨는 무려 20㎏ 감량에 성공한다.

그때부터 오 씨는 걷기 예찬론자로 변신한다. 걷기를 통한 몸의 변화를 경험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미용실 손님들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알려주고 '걷기교육강좌-공복워킹' 온라인 밴드를 개설, 지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2016년 판부문화의집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원주시보건소를 통해 남원주건강생활지원센터에 걷기교육 강좌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교육활동에도 나섰다. 교회와 단체 등 자신을 원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입으로 천리를 걷는 것이 아니라 내 두 다리로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걷기"

오 씨는 "단순히 걷는다고 누구나 효과를 거둘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많이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걷는 법을 알고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스로를 걷기전도사가 아니라 걷기교육전도사라고 자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강생들의 걷는 자세를 교정하다 잘못된 걸음걸이를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보간 조절기'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 씨가 개발한 '보간 조절기'는 발목에 착용하면 걸을 때 보간(양발의 벌린 간격)을 12~16㎝ 정도로 유지시켜 하지를 바르게 세우고 몸의 하중을 발바닥 전체가 편하게 지탱할 수 있도록 한다. 척추,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 발의 변형과 통증을 예방하고 교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오 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과 9월에는 코로나19 종식과 극복을 염원하며 원주에서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까지 150㎞를 걷고, 남북 평화를 염원하며 DMZ 평화의 길 526㎞를 완보하는 등 걷기를 통해 사회에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일에도 열심이다.

지난 연말에는 걷기운동 권장서 '걸을 껄? 죽을 때 후회했다'를 출간했다.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걷기교육 현장에서 느낀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 바른 걷기법과 연령별 맞춤형 운동법 등을 소개하고 걷기운동을 통해 체감한 자신의 건강 변화와 자신이 지도한 교육생들의 경험 사례를 함께 수록했다. 오 씨는 "모든 사람들이 바른 걷기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책"이라고 했다.

오는 6월쯤 제자들과 울릉도 해안도로 완보를 계획 중인 오 씨는 현지 보건소와 협력, 울릉도 주민들을 위한 재능기부 강연도 구상하고 있다. 아픈 분들에게 주사를 놓아 드릴 수는 없지만 걷기교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걷기 운동이야말로 면역력 강화에 최고의 운동"이라고 소개한 오 씨는 "개인적으로 아는 방송국 관계자에게 트로트가수 임영웅과 10㎞를 함께 걷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국민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 일도 있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전 국민이 바른 걷기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