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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역사 한 스푼, 사라지는 중앙선 ① - 반곡역

이기원 원주고 역사교사l승인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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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곡역 철길.

'역사'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시험과 공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그런 부담을 내려놓으면 쏠쏠한 재미도 느껴진다. 실제로 역사 관련 영화나 드라마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고, 역사 서적 출판도 활발한 편이다.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관심이 줄어든다. 남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삶과 연결된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이기원의 역사 한 스푼'은 우리들의 역사를 찾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일상적인 삶의 터전 원주와 인근 지역에서 전개된 역사를 소개하는 이기원 원주고 교사의 글과 사진을 통해 독자들과 그 의미를 함께 나눌수 있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반곡역, 1941년 치악산 목재 운반 목적 개통
65년간 치악산 산간지역 주민 이용 교통수단


기차역과 철도를 소재로 하는 대중가요가 꽤 있다. '대전발 0시 50분 목포행 완행 열차'를 노래한 '대전 블루스',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로 시작했던 '비 내리는 호남선', '깜박깜박 깜박이는 희미한 기억'을 회상하는 '남행열차' 모두 호남선이 배경이 된 노래였다.

1956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유세를 위해 호남선 열차를 타고 이동하던 야당 대통령 후보 신익희가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비 내리는 호남선'은 신익희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추모곡처럼 퍼져 나갔다. 당시 신익희 후보가 내걸었던 구호가 '못 살겠다 갈아보자'였다. 이런 연유로 작곡자, 작사가, 가수 모두 줄줄이 끌려가 수난을 당했다고 한다.

청량리에서 경주까지 운행되는 중앙선이 배경이 된 노래로 '안동역에서'가 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에서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애절한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기차역과 철도는 만남과 헤어짐, 그리움과 회한이 교차하는 장소였다.

▲ 지난달 23일 시민들과 함께 찾은 반곡역.

일제는 한반도를 침략 지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철도를 가설했다. 경인선에서 시작해서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호남선, 중앙선까지…. 한반도를 운행하는 철도를 바라보면서 최남선은 「경부 철도가」에서

식전부터 밤까지 타고 온 기차
내 것같이 앉아도 실상 남의 것
어느 때나 우리 힘 굳세게 되어
내 팔뚝을 가지고 굴려볼거나

라며 아쉬움을 달래는 정도였지만, 일제의 침략 정책에 무방비로 노출된 민중들은 문전옥답과 삶의 터전에서 밀려났고, 신고산을 울리며 떠나는 화물차에 화물처럼 실려 징병으로 징용으로 정신대로 위안부로 끌려갔다.

1941년 치악산 벌목 목재를 운반할 목적으로 개통된 반곡역은 벌목 목재 운반과 함께 치악산 산간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최근 혁신도시를 건설하면서 2007년부터 기차는 반곡역에서 정차하지 않았다. 하지만 혁신도시가 완성된 후, 혁신도시에서 근무를 시작한 수도권 사람들의 출·퇴근을 위해 무궁화호가 다시 정차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원주를 지나가는 중앙선 철도가 폐선되었다. 중앙선에 속한 반곡역에서도 기차 운행이 중단됐다. 근대 문화유산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어 반곡역이 헐려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기차 운행이 사라진 역은 적막강산일 뿐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중앙선,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이기원 원주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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