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 아동은 만 18세가 되어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하거나 가정위탁에서 위탁 종결된 아동들을 말한다. 도내에서는 해마다 500여 명이 보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준비한다. 이들 중 90% 이상은 친·인척 가정에서 위탁한 경우로, 보호 기간이 끝나도 대부분 가족과 함께 생활한다. 하지만 40여 명의 시설 퇴소 아동들은 혼자 힘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열여덞 살 성인이 시설을 벗어나 자립하기는 쉽지 않다. 보호종료 아동에게는 최대 500만 원의 정착지원금과 매월 30만 원씩 자립 지원금을 지원하지만 임대료와 생활용품 등 초기 정착금으로 목돈을 쓰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해 생활고에 시달린다. 그렇다보니 기초생활수급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원 정보를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동이 대부분이다.

이에 강원도아동자립지원시설은 보호종료 아동들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지난해부터 맞춤형 지원 사업 'Life up(라이프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있는 보호 종료 아동들을 연 2~3회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가영 원장은 "시설 퇴소 후 자립하는 아동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연락이 두절돼 사후관리가 어려워진다"며 "라이프업 사업은 생필품 지원을 조건으로 생활공간을 방문해 직접 사는 모습을 보고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사례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방문 상담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놓인 퇴소자의 주거상황을 확인하고, 재정, 진로, 취업, 정서 등을 살핀다. 상담 후 퇴소자에게 필요한 자원을 연계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월 1회 지속적으로 연락해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 당장 쓸 휴지가 없고, 세탁세제가 떨어진 아이들은 생필품 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올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지정기탁 사업으로 1천만 원을 후원했다. 보조금으로는 현물 지원에 한계가 있었는데 건보공단 후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다. 보호종료 아동 25명에게 1회 15만 원씩 2~3회에 걸쳐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했다.

올해 지원 대상자 중 절반가량인 13명은 기초생활수급자였다. 학생을 제외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대상자 6명도 포함됐다. 라이프업 대상자 A 씨도 기초생활수급자다. 시설 퇴소 후 홀로 원룸에 사는데 일정한 수입이 없다. 퇴소 전 취업했지만 이직이 반복되면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거환경도 청소와 빨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위생적이었다. 강원도아동자립지원시설은 라이프업 지원 사업을 통해 의류, 식기 등 생활전반의 정리방법을 안내하고 정리를 도왔다. 취업을 위해 취업 정보 사이트를 안내하고, 새로일하기센터, 취업성공패키지 등의 취업지원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모니터링을 통한 사례관리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 원장은 "보호종료 아동들이 시설 퇴소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한다기보다는 시설 생활할 때부터 수급자였던 처지가 퇴소 후에도 벗어나지 못한채 이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자립에 어려움이 되는 상황을 해소하고 필요한 분야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아동자립지원시설은 내년에는 라이프업 사업을 통해 자격증 취득 등 스스로 취업할 수 있는 역량강화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