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예결위 2차 회의에서 임시위원장인 국민의힘 전병선 의원이 "여·야 합의 없이 위원장을 선출할 수는 없다"며, 개회와 함께 일방적으로 회의를 정회시키자 더불어민주당 류인출 의원과 이용철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 예결위원장 선출 촉구 입장문 발표

원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가 내년 예산을 심의할 위원장 선출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2021년도 당초 예산안이 예결위 심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결위는 지난달 19일에 이어 지난 2일과 3일, 4일까지 4차례나 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모두 "본예산을 심의할 위원장은 양보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위원장 선출에 실패했다. 특히 임시위원장인 국민의힘 전병선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위원장을 선출할 수는 없다"며, 개회와 함께 거듭 회의를 정회시키고 있어 정상적인 회의진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는 이용철 의원과 유선자 의원을 각각 대표로 지목해 지난 2일부터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서로의 입장이 워낙 첨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때 이번 본예산과 다음 회기 두 번의 추경예산을 심의할 위원장을 묶어 교환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국민의힘이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 마저도 최종 합의가 불발됐다.

4일까지 위원장을 선출해 보고해 줄 것을 예결위에 요구한 유석연 의장도 더 이상 예결위에만 맡겨둘 수 없다며 양 당 대표를 불러 중재를 시도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의원들 간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성규 부의장은 "의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는 것을 포함한 협상안을 마련했는데 일부 의원들이 강경하게 반대하면서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4일 자동 산회된 예결위는 오늘(7일) 오전10시 5차 회의를 소집해 다시 위원장을 선출한다. 본예산 심사가 차질 없이 이루어지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7일을 넘겨 위원장이 선출되더라도 예결위 일정이 그만큼 줄어들어 정상적인 심의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예결위가 끝내 위원장 선출에 실패하면 2021년도 당초 예산안은 3개 상임위 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자리싸움에 시민들은 안중에 없다"며 시의회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원주시지부(비대위원장: 우해승)는 지난 4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1조5천억 원이나 되는 예산 성립에 검증과정을 빠뜨리게 되길 원하는 시민은 없다"면서 예결위원장의 조속한 선출을 시의회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