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열린 제222회 원주시의회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

1조5천억 규모 내년도 본예산 심의 차질 우려

원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가 위원장 선출을 놓고 또 파행됐다.

시의회 예결위는 지난 19일 1조5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을 심의할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위원장을 양보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 마찰을 빚었다. 그러자 임시위원장을 맡은 전병선 의원(국민의힘)이 정회를 선포하고 회의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예결위는 결국 밤 12시를 넘기면서 자동 산회됐다.

제222회 2차 정례회가 개회한 20일 본회의장에서는 2차전이 벌어졌다. 전병선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예결위원장은 여·야가 번갈아 맡는 것이 관례로, 순서대로라면 국민의힘 차례"라며 "자당 위원장을 세워 본예산 심의를 주도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힘의 논리를 앞세운 '다수당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신재섭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기초의회에 정당추천제가 도입된 후 본예산 심의는 다수당 의원이 계속 맡아왔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심지어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이 다수였던 7대 의회에서도 4번 모두 자유한국당이 위원장을 하지 않았느냐"며 "다수당의 횡포라는 주장은 동료의원들에게 할 말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유선자·박호빈 의원 등이 "옛날 이야기 하고 있네" "이게 의사진행 발언이냐"며 반발하고,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류인출 의원은 전병선 의원을 향해 "7대 의회 때는 우리보고 다수당이 되면 그 때가서 (위원장을)하라고 하시지 않았느냐"고 항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주시의회 의사일정에 따르면 예결위는 각 상임위원회 일정이 마무리된 후 내달 7일부터 내년 본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 심의에 들어간다. 의사일정대로 심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7일 오전까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해 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모두 한치의 양보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대치하고 있어 내년도 본예산 심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석연 의장은 "여·야 합의를 통해 내달 4일까지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해서 보고해 달라고 예결위원들에게 요청했다"며,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시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