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개항기 이후 원주에서 반출된 국내외 문화재 찾기에 나선다. 원주에서 반출된 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하고 학술연구를 통해 향후 환수활동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해 법천사지에서 열린 지광국사탑 환수 축하음악회 ‘백년의 기다림’.

효율적 관리 및 환수활동 위한 자료 확보
해외사례 및 연구성과 국내·국제법도 검토

원주시가 개항기 이후 원주에서 반출된 국내외 문화재 찾기에 나선다. 원주에서 반출된 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하고 학술연구를 통해 향후 환수활동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충청남도가 2018년부터 국외 소재 문화재 실태조사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기초 자치단체 중 반출문화재 보존과 환수를 위해 학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원주시가 처음이다.

지난해 3월 강원도가 도내 18개 시군을 통해 확인한 반출문화재는 34점이다. 이중 30%인 10점이 원주에서 반출됐다. 특히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반출문화재 11점 중 6점이 원주문화재다. 개항기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원주에서 문화재 수탈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원주시는 내년 원주로 돌아오는 국보 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을 계기로 원주에서 반출된 문화재의 보존과 환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원주시 반출문화재 보존·환수 관리조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주 중 용역업체가 선정되면 이달 내로 연구에 착수, 내년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 원주 반출문화재 현황.

특히 이번 연구용역에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 소재 원주문화재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 주목된다. 지난해 3월 '강원도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 지원조례'가 제정되면서 도비 지원이 가능해지는 등 힘이 실렸다.

지난달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파악된 해외반출 우리 문화재는 세계 21개국에 19만3천여 점이다. 하지만 각각의 문화재가 반출되기 전 원래 있었던 위치까지는 미처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시는 원주에서 반출된 문화재 중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은 문화재가 국내외에 다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국내외 현지조사와 함께 민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방안도 모색한다. 또한 국외 반출문화재 환수에 대한 해외사례 및 연구성과를 파악하고 국내법과 국제법을 검토, 향후 대응전략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광식 원주시 문화재 팀장은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어야 빛이 난다는 문화재 보존의 기본원칙에 입각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존재나 소재조차 모르는 반출문화재를 찾는 일이라 당장 큰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겠지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환수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원주가 시작이지만 타 지자체에서도 조사에 착수하게 되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각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