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10여 일간 원주에서는 3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 확진 환자 발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위중한 상황에서 원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강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원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대중교통연구팀에서 제주도 연수를 시행했다. 전병선·이용철·조창휘·황기섭·유선자 시의원과 시의회 전문위원 및 원주시 공무원 등 모두 9명이 연수에 참가했다. 이들은 43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들이 제주도로 떠난 5일, 원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7명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연수 시기가 매우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민 여론을 대변하는 시의원들이 코로나19가 위중한 상황에서 연수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정부에서도 여행은 집 근처로, 가족 단위로 다녀올 것을 권고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선출직 공직자들의 제주도 연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전남 시·군 의회 의장들과 대전 서구의회 등은 국내 연수를 계획했다가 눈총을 받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도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와 경남 김해·부산·통영을 벤치마킹할 계획이었다. 원주시 관광개발사업과 유사한 우수사례를 확인해 성공적 추진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했다.

원주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 청렴영화제(10월 28일), 11월 월례조회(11월 2일), 치악산배 특판 행사(11월 7일)도 취소시켰다.

대중교통연구팀의 이번 연수는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된 목적이 제주도에 설치된 회전교차로 견학이어서다. 일정표에는 성산읍 신산·난산교차로와 애월읍 납읍·송낙교차로를 견학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원주시에서 설치한 회전교차로는 전국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교통안전환경 개선사업 평가에서 원주시는 회전교차로 분야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회전교차로 진입 구간에 노상 주차 공간 확보, 보행자 안내 시스템 설치, 경관 개선사업 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비접촉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회전교차로 벤치마킹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제주도는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안전한 데다 제주도에 다양한 형태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있어 연수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