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강원도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원봉사에 힘 쓴 개인과 단체에게 도지사 표창을 전달하며 이들의 봉사 정신에 감사를 표했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팬데믹 사태에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주 17개 팀 수상자 중에는 (사)우리옷우리색연구회 강영숙 회장도 포함됐다. 지난 3월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던 당시 원주에서 여러 자원봉사자들을 지휘하며 마스크 제작 봉사에 힘쓴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강 회장은 우연한 계기로 마스크 제작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 원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했던 마스크 제작 봉사는 재봉틀이 갖춰진 원주시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실에서 진행됐다. 당시 한복 만들기 수업 강사로 참여했던 강 회장 역시 재봉틀 등 내부 기계를 다루는데 능숙했기에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여러 자원봉사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서 하는 마스크 제작 봉사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단체끼리 하는 봉사활동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여러 단체가 모여서 활동하다보니 의견 충돌을 겪기도 하고, 기술을 요하는 봉사인 만큼 실력 차이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지곤 했다.

재봉 기술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었던 강 회장은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내부 교통정리에 나섰다. 바느질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재봉틀 노하우를 가르쳤으며, 각 업무별로 봉사자를 나눠 라인별 생산이 가능하도록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40~50명 씩 몰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순번대로 돌아가며 봉사에 참여하는 형식이라 매일 바뀌는 봉사자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익숙해지도록 지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다른 프로그램 강사들도 함께 참여했지만 3주 간 거의 매일 같이 나와서 상황을 점검하고 봉사활동을 참여한 건 강 회장이 유일했다. 기술적인 오류 등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잡아가는 그녀의 노력으로 마스크 불량률도 감소하고 생산량은 크게 증가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이끌며 매일 8시간 씩 마스크 만들기에 매달린 끝에 2만2천 개의 마스크를 제작, 취약계층와 여러 단체에 보급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

마스크 제작 봉사 기간은 코로나19로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들이기도 했지만 강 회장에게는 위기 속에 빛을 발하는 원주시민의 응집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강 회장은 "매일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고 문의하는 시민들이 넘쳐나 거리두기가 걱정될 정도였다"며 "마스크 제작처럼 노동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 외에도 봉사자들을 응원하는 간식이나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등 보이지 않는 손을 보태신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진정한 원주시민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놀라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강 회장 스스로도 외연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깨닫기도 했다. 30여 년 간 한복 연구에 매진해온 그는 (사)우리옷우리색연구회에서 회장을 맡으며 다양한 한복 관련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청소년 대상의 한복 체험 교육과 베넷저고리 만들기 및 한복 리폼 행사 등 한복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민 체험 활동을 진행해왔다. 또한, 해외 한복패션쇼 등 다양한 경험을 살려 대학과 시민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지난해에는 한복생산직종 강원도명장 제1호로 선정되는 등 전문 분야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까지 한복과 관련된 활동만을 고집했던 그녀는 이번 마스크 제작 봉사 활동을 계기로 본인의 기술을 좀 더 확장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며 활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번 자원봉사에서도 (사)우리옷우리색연구회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마스크 제작에도 보탬이 된 만큼 한복 외에도 재봉 기술이 필요한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잠잠해질 듯했던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의 순간에 다시 한 번 시민들이 뭉치는 힘을 보여준다면 이번 위기도 역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