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추진 예정이었던 원주노숙인센터 신축 이전 사업이 주민 반대로 중단됐다.

원주노숙인센터 신축 이전 사업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낡고 협소한 공간인데다 코로나19까지 겪으며 신축 이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주민들의 항의로 추진이 중단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34년 된 노후 건물을 임차해 운영중인 원주노숙인센터는 쪽방 4개에 노숙인 30여 명이 모여서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다. 좁은 곳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다보니 인권 침해는 물론 동성애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좁은 센터에서 격리하다시피 생활한 노숙인들을 위해서라도 신축 이전이 시급해졌다.

원주시는 올해 본예산에 원주노숙인센터 건립 사업비를 올리고 사업을 추진했다. 장소는 기존 장소 인근인 학성동 원주축협 맞은편인 원주시견인주차장으로 논의를 검토했다. 4층 규모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사업은 올해 3월 설계 용역을 발주해 8월 공사에 착수, 내년 9월에 완공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설계 용역도 실시하지 못한채 중단된 상태다.

학성동과 일산동, 중앙동 인근 주민들은 이전 장소가 노숙인센터로 마땅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올해 말 원주역이 폐쇄되면서 공원화 사업이 시작되고, 정지뜰 개발 등 번화가로 발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숙인센터는 학성동이 아닌 외각으로 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위해서라도 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 텃밭 가꾸기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노숙인센터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고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원주시는 올해 초 학성동 연초순방에서도 노숙인센터 이전 건의에 대해 입구를 안쪽으로 내는 등 주민들과 마주치지 않는 최소한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이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주시는 원주천이나 보건소 등에 머무는 노숙인들이 찾기에는 현재 위치가 최적이라는 입장이다. 외각으로 이동할 경우, 노숙인들이 방문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며, 이들에 대한 아웃리치나 근황 등을 살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노숙인센터 신축 사업이 중단되면서 센터를 이용하는 노숙인들의 불편함도 계속되고 있다"며 "오는 8월 중 주민들과 함께하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해당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 논의하겠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