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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찬 원주시의회

원주시의회 시의원들은 자문해보길 바란다. 나만의 높은 성벽을 쌓고 있진 않은지…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해 나가고 있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겠다. 한숙경 원주시민l승인2020.07.13l수정2020.07.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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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원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보며 오래 전 소설이 떠올랐다. 1983년 발표된 소설 '완장'에 나오는 주인공 '임종술'은 백수로 지내다 국가 소유의 저수지 관리자로 완장을 차게 되며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겪다 결국 마을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행정사무감사 보고, 질의응답 내내 서 있는 공무원과 가죽 등받이 의자에 앉아 보고 받는 시의원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팔에 '임종술'의 완장이 보였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도 모두 앉아서 하는 이 시대에 기립 보고라니 시쳇말로 꼰대 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없다.

 행정사무감사의 목적은 주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치단체의 정책을 감시, 감독하고 평가해 문제점을 파악해 냄으로써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히 보고를 받는 행위가 아닌 주민을 대표해 면밀히 살펴보고 질문하는 시간이기에 보고하는 기관이나 시의회나 서로 편안한 상황에서 충분한 대화가 오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군대도 아니고 70, 80년대도 아닌 현재, 기립 보고 기사를 접하고 이 꼰대 짓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어 원주시의회에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고 2주 만에 답변을 받았다.

 "원주시의회는 기립 보고를 원칙으로 하고 필요 시 착석 보고를 하겠다."

 뒤통수를 맞은 듯 번쩍했다. 원주시의 정책을 바꾸자는 것도, 버스 노선을 바꿔 달라는 것도 아닌 기립 보고 시정 요구에 이런 답변을 주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너무도 상식적이고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겐 꼭 지켜야만 하는 임종술의 '완장'과도 같은 것이었나보다. 완장은 그들의 권력의 상징이자 그 권력에 부합하는 대우를 받고자 하는 욕망이 기립 보고라는 유치한 형태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시의회와 자치단체의 공무원은 상하 관계가 아니다. 시정 동반자로서 서로 존중하며 원주 시민의 안위를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동반자 의식은 더 나은, 살기 좋은 원주를 만들기 위해 한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권위는 남을 지배하고 군림해서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닌, 책임과 소임을 다하려는 태도와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원주시의회 시의원들은 자문해보길 바란다. 나만의 높은 성벽을 쌓고 있진 않은지…. 오래 살고 싶은, 좋은 도시 원주는 자치단체와 시의회, 시민이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특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각 기관이 그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해 나가고 있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겠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한숙경 원주시민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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