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유투브 인스타그램

「맹탐정 고민 상담소」읽어 보셨나요?

어린 학생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어른들에게 절실하게 말을 걸어오는 내용…앞만 보고 살아온 어른에게 걸어온 삶과 걸어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혜영 원주한도시한책읽기운동 도서선정위원장l승인2020.06.29l수정2020.06.30 11: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맹탐정 고민 상담소』(문학동네 펴냄)는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러니까 어린 학생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표현되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작가가 주인공 '승지'를 내세워 찾아가는 '자아찾기'와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는 청소년에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라 어찌 보면 어른들에게도 절실하게 말을 걸어오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메시지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배경인 산이군은 작은 바닷가 고장입니다. 아이들 대부분은 빨리 자라서 그 고장을 벗어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큽니다. 중학생인 주인공 맹승지도 공부를 잘 해 큰 도시 정주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적 없습니다. 그 고장을 벗어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또래들보다 상상력이나 추리력이 강해 탐정이라 자타가 인정하는 주인공 맹승지 아빠는 동생인 승현이가 태어나자마자 가족은 나 몰라라 떠나버렸습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자아를 찾겠다"며, 7년째 집 밖을 떠돌고 있으면서 일 년에 한두 번 집에 들릅니다. 승지 아빠는 서울대를 나와 사법고시에 번번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편의 가출로 삼남매와 시어머니 생계를 책임지게 된 엄마 앞에서는 '자아'란 말이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런 엄마가 아이들을 버리고 떠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할머니는 지난날 한동안, 걸핏하면 아빠와 '자아'를 묶어 욕하곤 했습니다. 그렇건만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자아'가 대체 무엇이길래 아빠는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찾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친구 인혜에게서 "자아는 어디에 있는지, 또 있다면 그 자아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나서, 인혜의 자아, 그리고 승지 자신의 자아, 또 7년이나 자아를 찾지 못해 돌아오지 못하는 아빠의 자아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승지가 자아에 대한 고민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이선주 작가는 군데군데 보석 같은 문장을 감춰두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이 있다면 그건 이해받는 감정일 것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미래는 너무 멀다. 마치 영영 손에 잡히지 않을 구름 같다. 분명 거기 있다는 건 알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멀어진다. 물론 언젠가는 우리도 어른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른이 된다고 마음에 난 상처가 저절로 회복될까?' 

 '그러고 보면 세상에 객관적 진실은 없는 것 같다. 모두 다 자신의 위치에서 세상을 본다. 그러니 자신이 어떤 위치에서 세상을 보는지를 늘 가늠해야 한다.'
'인생이라는 게 결과를 내기 위해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나중의 행복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런데 우린 늘 사실이 아닌 망상을 품고 산다. 그리고 가끔은 망상 때문에 살아지 기도 한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선망하며 그것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거나 희생한다. 그 결과 승지 아빠처럼 자아실현을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에 둔 나머지 정작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모르거나, 그래서 소중한 누군가를 희생시키거나 잃기도 한다. 

 '아빠가 다시 커억커억 웃었다. 바닷물이 출렁이고 아빠의 몸이 앞뒤로 흔들거리자   맹 탐정의 머릿속도 자꾸 빙빙 돌았다.' 

 맹 탐정, 즉 승지가 의뢰받는 몇 건의 고민은 청소년 주변에 흔한 그런 것들입니다. 부모와의 의견 충돌, 성적이나 이성 문제 등. 청소년 대부분이 크든 작든 겪는, 그리고 자기 스스로 극복하거나 해결해야만 하는 그런 내용들입니다. 이 책이, 끊임없이 부딪히며 세상을 배워가야 할 청소년들에겐 즐겁게 고민해야 할 문제를 제시했다고 여기며, 또한 앞만 보고 살아온 어른들에게도 한번쯤 걸어온 삶의 내용과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를 던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문혜영 원주한도시한책읽기운동 도서선정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혜영 원주한도시한책읽기운동 도서선정위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0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