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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불법도박 노출된 청소년들

동급생 간 사채·절도로 자금 마련 박수희 기자l승인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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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대중화로 온라인 불법도박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청소년들이 도박에 쉽게 빠지고 있다. 심각할 경우, 친구들끼리 사채로 돈을 빌리거나 절도로 돈을 마련하는 등 또 다른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원주시청소년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상담 중에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 중독 사례가 종종 의뢰된다. 처음엔 인터넷 중독 문제로 상담을 진행했다가 온라인 도박 중독 증상이 발견되는 경우다.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시작했던 온라인 불법도박을 끊지 못하고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뒤에야 부모 또는 학교를 통해 상담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렇게 상담을 통해 도박 중독 증상을 깨닫고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온라인 도박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도박 행위를 인지하지 못한 채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에 링크를 남겨 청소년들을 유인한다. 호기심에 링크를 통해 도박사이트에 접속한 학생들은 불법 게임을 하면서도 도박이라고 자각하지 못한다. 사다리게임이나 달팽이 경주 등 친숙한 게임들을 용돈 정도의 가벼운 금액을 걸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토토와 불법 스포츠 도박은 특히 남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게임이다. 처음에 용돈으로 도박을 시작한 학생들은 돈을 잃게 되면 친구에게 이자를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데 동급생 간 사채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부모님께 알린다고 협박을 하는 등 사채업체와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돈을 빌려주고 받아낸다. 온라인 불법 도박 업체에서는 친구들을 추가로 데려오면 잃은 돈을 보전해 주겠다며 더 많은 10대들을 도박장으로 유인하고 있다. 

또한,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까지 행하는 등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청소년문화의집 관계자는 "몇 해 전 원주지역 학교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진 학생이 배팅 자금을 마련하려고 절도를 저지른 사건이 있었다"며 "단순 절도로 여겼는데 알고 보니 청소년들의 심각한 도박 중독 문제를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대부분은 도박 중독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게임으로 즐기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동참했다가 급속도로 빠져들어 빚을 스스로 부담하지 못할 상황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부모에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부모의 도움으로 돈을 갚고도 다시 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학생들이 발생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불법 도박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앙청소년문화의집은 올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도박문제예방 활동단 '단박단박' 사업 운영기관으로 선정, 사행성 콘텐츠의 위험을 알리고 도박 문제를 예방하는 사업을 펼친다. 게임과 문제도박의 차이를 알리고, 문제도박의 실태 및 예방을 위한 대처방안, 도박 문제 발생 시 도움을 받을 경로를 청소년에게 홍보하는 활동이다.

오는 9월에는 청소년 어울림마당 현장에서 캠페인 부스 운영을 통해 청소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도박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10월 원주고와 진광고 교내 축제에서 캠페인 부스를 운영해 도박에 대한 인식 조사와 자가진단, 단박 선언문 작성 등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연극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창작연극을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등 다양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앙청소년문화의집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중독은 스스로가 도박에 중독되어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청소년 도박 중독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도움 받을 수 있는 경로를 홍보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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