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20호 매지리 석조보살입상.

가마우지 배설물 피해로 부식·훼손 우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20호 매지리 석조보살입상에 보호각이 설치된다. 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해 일부 부식이 진행되는 등 훼손 우려가 있는 매지리 석조보살입상을 보존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보호각을 다시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원주역사박물관은 지난해 매지리 석조보살입상의 관리 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석조보살입상이 있는 매지저수지 내 거북섬이 가마우지 서식지가 되면서 분비물로 뒤덮여 나무가 고사하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 보존관리에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철새 피해와 접근로가 없어 관람이 불가능하다는 민원도 반영됐다.

연구용역 과정에서는 관람편의와 보존환경을 고려해 원주역사박물관이나 매지저수지 인근으로 이전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주민공청회에서 "마을수호신을 옮겨선 안 된다"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에 따라 현 위치에 존치하기로 했다.

원주역사박물관은 9천900만 원을 투입, 오는 7월까지 석조보살입상에 가마우지 배설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각을 설치하고 주변 고사목을 정리할 계획이다. 또한, 시야 확보를 위한 정비사업을 함께 진행, 섬 건너편에서도 관람이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해 백화현상이 나타난 매지저수지 거북섬.

박광식 원주시 문화재팀장은 "가마우지 피해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지만 과거에 존재했던 보호각을 다시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문화재와 자연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지리 석조보살입상은 연세대 미래캠퍼스 앞 저수지 중앙에 위치한 거북섬 정상부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저수지 내 상류 논둑에 있었지만 마을이 수몰되면서 1956년 거북섬으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상 전체를 하나의 돌로 조각했으며, 통일신라시대 전형적인 옷주름 형태를 계승하고 있지만 사각형의 상호에 자그마한 코와 입, 납작한 얼굴 모습 등 고려시대 전기 강원도 지역에서 만들어진 불상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