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운동 기간 공동 공약 발표회를 진행했던 더불어민주당 이광재·송기헌 당선자(왼쪽). 선거운동 기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에 나섰던 미래한국당 박정하·이강후 후보.

미래한국당, 36.7→35.4% 20대보다 소폭 하락
범여권, 28.1→36.6% 정당투표도 상승세 뚜렷
정의당, 전국 평균보다 높은 10.4% 득표 약진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제21대 총선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도 그 변화가 그대로 드러났다.

원주갑·을 선거구 비례정당 개표결과에 따르면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35.4%,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1.4%를 획득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은 5.2%의 지지를 받았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을 더하면 36.6%로 미래한국당을 앞선다.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전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이 미래통합당(전 한나라당,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비례정당 표를 획득한 것은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이후 16년만이다. 역대 총선 때마다 정당투표에서 적게는 8%p에서 많게는 27%p까지 미래통합당이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커다란 변화다. 새누리당이 36.7%, 더불어민주당이 28.1%를 획득한 4년 전 제20대 총선과 비교해도 범여권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정의당의 약진도 눈에 띈다. 9.67%의 득표율을 기록한 정의당은 원주에서 전국득표율보다 높은 10.4%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4년 전 22.2%의 높은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은 이번에는 6.5%를 얻는 데 그쳤다.

미래통합당 이강후 후보 선대본 이시승 정책실장은 "수도권과 인접한 원주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할 때 부·울·경과 TK지역을 제외한 전국적인 현상이 원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며 "원주의 정치지형이 보수에서 진보로 옮겨갔다고 보기보다 코로나19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선거 막판 터진 말실수 등 악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중도층이 등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교차투표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선거가 1대1 양상으로 흐르면서 사표 방지 심리와 진영 논리가 작용,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지역구와 비례를 달리하는 선택적 투표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총선 때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던 읍면지역과 도시지역 투표성향이 이번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읍면지역 정당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7.9%, 더불어시민당 30.2%, 열린민주당 4.8%로 나타났다. 도시지역은 미래한국당 36%, 더불어시민당 31%, 열린민주당 5.1%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에서 범여권에 대한 지지가 높았지만 4년 전 20%까지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좁혀진 셈이다.

이광재 후보캠프 심규호 보좌관은 "지정면에 기업도시가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크다"면서 "우리가 잘한 부분도 있겠지만 상대당의 잘못이 부각된 선거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지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