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원격 수업이 시행된다.

초·중·고·특수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다.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자 이에 대한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 반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사태가 잠정될 때까지 휴원을 무기한 연기한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정규 수업을 앞두고 스마트 기기 보급 및 교사·학생 간의 소통 미흡 등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학기 개학 방안' 브리핑을 통해 온라인 개학 일정을 발표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감염 통제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학교 대면수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년별로 시기에 맞춰 원격 수업을 받게 된다. 오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고1~2학년과 중1~2학년, 초4~6학년, 20일은 초1~3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 개학 후 이틀 동안은 수업 콘텐츠와 원격수업 플랫폼 활용법을 익히는 적응 기간을 갖는다. 추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원격수업과 대면수업(등교수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도 2주 연기되면서 2021학년도 수능은 12월 3일 치러진다. 따라서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미뤄졌다.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은 9월 23~29일, 합격자 발표일은 12월 28일 등으로 대학 입시 일정도 변경됐다. 변경된 수능 시행일 등을 반영한 대입전형일정변경(안)은 협의를 거쳐 이달 중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유아의 발달 단계,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감염 통제 가능성과 개학 준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원개학 기준이 충족할 때까지 휴업을 연장하고 긴급돌봄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신학기 개학 이후 원격수업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에 '원격교육 준비·점검팀'을 신설하고 개학 준비를 위해 교육 현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통신 3사(KT, SKT, LGU+)와 협의해 데이터 사용량 및 요금 부담 없이 EBS를 비롯한 주요 교육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는 9일부터 EBS 교육 사이트를 학생, 학부모, 교사 누구나 데이터 사용량이나 요금 걱정 없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으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통신 3사 IPTV에서도 신규 방송채널을 마련해 EBS 교육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원격교육 기반을 마련하여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급여 수급권자(중위소득 50%이하)를 대상으로 스마트기기 및 인터넷 등을 지원하며, 가정에 IT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농산어촌 및 도서지역 학생들을 위해 학교 컴퓨실을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직업계고는 기간집중이수제를 활용해 온라인 개학 시기에는 전공교과 이론수업을, 등교 이후에는 실습수업을 집중 실시한다. 장애학생의 경우, 시·청각장애 학생을 위해 원격수업 자막, 수어, 점자 등을 제공하고,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원격수업과 장애 유형과 정도를 고려해 순회(방문)교육 등을 지원한다. 다문화학생을 위해 다국어 안내를 강화하고, 한국어교육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를 연계·제공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대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개학 준비 부족에 대한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규 수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콘텐츠 중심의 단방향 수업으로 교사와 학생 간 소통 부족 역시 지적했다.

스마트기기를 갖추지 않은 학생들의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개학 전까지 스마트기기를 갖추지 못한 학생들을 파악해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다자녀 가구의 경우에도 학생마다 스마트기기를 갖추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

초등 저학년과 발달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이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부모 도움 없이 스마트기기를 통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따르기 때문이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 역시, 온라인 수업에 한계를 느끼며 사교육 의존이 불가피해졌다. 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유치원 및 어린이집 개원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돌봄 부담이 더욱 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각 학교마다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 수업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방안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