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월 원주DB 홈 개막경기.

프로농구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KBL(한국농구연맹)은 지난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난 1일부터 잠정 중단하고 있는 2019-2020 프로농구 정규경기를 오는 28일까지 4주 간 일시 연기 후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대회를 이유로 리그 일정이 변경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돌발 변수로 인한 사태는 처음이다.

KBL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후속 대응안도 준비할 계획이다. 4주 후 재개 예정인 리그 일정은 올 시즌 잔여 정규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플레이오프 일정 및 진행 방식은 추후 이사회에서 정할 방침이다.

KBL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달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가 1일부터는 리그를 전면 중단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자진해서 한국을 떠난 데다 전주KCC가 숙소로 사용한 전주 한 호텔에서 확진환자 투숙이 확인되는 등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시즌 정규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며 1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원주DB의 우승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KBL 발표 이후 팀 주축인 치나누 오누아쿠와 칼렙 그린이 지난 2일 미국으로 귀국했기 때문이다.

리그가 재개되면 돌아올 수도 있어 자진 퇴출은 아니지만 상황이 심각해져 미국에서 한국으로 출국금지를 시키면 돌아올 방법도 없다. 이상범 감독은 "만약 두 선수가 복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체 선수도 염두해 두고 있지만, 지금 이 시국에 영입할 선수가 마땅히 없는 게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