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신현초 전교생은 38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업도시 입주 가속화로 학령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주변 작은 학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학생이 줄어들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던 학교들이 기업도시 내 학생들의 유입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기업도시는 2년 새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리면서 계획인구(3만 명)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입주에 정주여건에 따른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학교였다.

2020년 개교 예정이었던 섬강초는 학부모들의 건의로 1년 앞당긴 2019년 개교했다. 하지만 개교와 동시에 과밀학급으로 운영되면서 학생 수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40학급으로 계획됐던 섬강초는 지난해 특별실 등을 전환해 학급을 늘렸으나 몰려드는 학생을 전부 수용하기는 어려움이 따랐고 개교 1년 만에 교사동을 증축했다.

기업도시의 인구 증가는 주변 작은 학교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과밀 현상으로 학업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학교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과 쾌적한 학업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작은 학교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2018년 신평초 전교생은 55명이었으나 지난해 섬강초 개교와 함께 기업도시 분산수용계획 학교로 선정되면서 학생들이 100여 명까지 몰렸다. 하지만 올해는 분산수용계획 학교에서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생이 88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39명이 기업도시로부터 왔다. 이들 중에는 지난해 분산수용계획으로 신평초를 다니게 됐다가 작은 학교의 교육과정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남아 있는 학생도 있다.

학년별로 학급별 수용인원이 찼지만 여전히 학교 전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신입생 입학 문의가 있었으나 정원 초과로 받지 못한 학생이 6~7명에 달했다. 지정초 관계자는 "기업도시 입주 이후 조금씩 학생이 늘면서 올해는 전입 문의가 대폭 늘어났지만 정원이 다 차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몇 해 전까지만해도 학교 존폐를 논의해야 했는데 학생이 늘면서 학교가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교생이 14명에 그쳤던 산현초는 올해 38명의 학생들이 함께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인원으로 교감도 새로 배치된다. 이들 중 기존 통학 구역에서 다니는 학생은 10여 명 남짓이다. 70%에 달하는 30여 명이 기업도시로부터 온 학생들이다. 늘어나는 학생수에 맞춰 통학버스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 대상 학교 선정도 검토 중이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수업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적은 학생 수로 2개 이상의 학년이 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하는 복식 학급으로 운영됐으나 올해부터는 학년별로 학급을 개편, 6학급을 운영하게 됐다. 또한, 매년 체험학습 및 행사, 수학여행 등을 함께 진행했던 산현·신평·고산초는 학생 수 증가로 올해부터 독자적인 행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반면, 적은 인원으로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던 작은 학교가 학생 수 증가로 교육의 질이 하락하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정된 예산에서 많은 학생을 수용할 경우, 작은 학교만의 특색 있는 수업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실 부족 및 노후시설에 대한 걱정도 따른다.

이에 대해 원주교육지원청은 산현초와 신평초에 대한 전면 개축을 추진한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달 중 산현초와 신평초에 대한 전면 개축 심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수업할 수 있도록 학교 공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섬강초는 포화상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지난해 9개 교실을 개축해 55학급으로 운영된다. 또한, 몰리는 학생들은 문막초와 동화초, 무실초에 분산 배치해 수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