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성유치원에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모습.

2020년부터 운영되는 유아중심·놀이중심 개정교육과정을 앞두고 교육부가 시범학교를 운영했다. 원주에서 유일하게 시범과정을 운영한 학성유치원의 교육과정이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교직원 30명, 100여 명의 유아가 다니는 학성유치원은 지난 4월부터 유아중심·놀이중심 개정교육과정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교사에게 많은 부담이 됐다. 지금껏 해왔던 교수법을 달리해야하는 교사들 입장에서는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아들 또한 그동안 해오던 놀이형태와 유아가 중심이 되는 놀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부모 역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자녀들을 그냥 놀리는 것이 아닐까 염려해 방과후 학원을 고려했을 정도로 모두가 혼란을 겪었다.

학성유치원은 개정교육과정 운영에 앞서, 교사의 역량강화를 위해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의 날을 이용, 매주 1회씩 모여 연수와 토론을 진행했다. 교원들은  기존의 생각 틀을 깨고 개정교육과정의 지향점을 찾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운영 실천을 위한 전략으로 모형을 모색하여 그 절차에 따라 운영했다. 특히 유아 활동의 의미 있는 분석이 중요했다. 이를 교육과정 5개영역으로 나누고 유아의 성장이야기를 담았다.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교사는 놀이과정에서 유아의 소리에 귀 기울여 관찰·기록하고, 놀이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했다.  놀이환경 개선책으로 유아들의 놀이가 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놀이가 반영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유아가 놀이할 때 원하는 방법으로 자료를 사용하도록 비치했다. 복도, 도서방, 교무실 등 놀이가 확장된 공간으로 조성했다.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학부모교육도 진행했다. 가정통신문을 통한 안내문 배포, 외부 강사 초청 연수, 유아의 놀이 관찰기록을 통한 학부모 상담 및 공개수업 등을 통해 유아놀이중심교육을 소개했다.

시범수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따랐다. 내적으로는 교원들의 개정교육과정 이해부족, 기존 교육방법의 관성적인 실행, 유아 대 교사의 비율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외적으로는 개정누리과정의 일관된 교육정책의 정리 부재와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학부모 이해부족 등이 지적됐다.

또한, 자유놀이 시 유아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놀이가 펼쳐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보다, 교사의 개입이 앞서는 경우가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교원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해 나갔다.

유아는 주도적인 놀이를 통해 유치원 생활에 몰입하고 문제발생 시 서로 협력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향상됐다. 다양한 사물과 자연을 놀이에 활용하면서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역량 역시 증대됐다. 학부모는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놀이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늘었고, 자녀의 놀이주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모-자녀 간 소통하는 분위기가 확대됐다.

교육과정에서도 변화가 잇따랐다. 놀이, 관찰, 기록, 교사의 지원, 배움으로 잇는 유아놀이중심교육과정으로 운영되면서 유아와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았다. 유아 평가는 결과 중심의 형식적, 양적 평가가 아닌 놀이 속 유아를 깊이 들여다보며 이를 배움으로 잇는 포트폴리오 등 질적 평가로 바뀌었다.

권혜경 학성유치원장은 "지난 1년 간 시범운영을 통해 어려움도 겪었지만 새로운 개정교육과정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며 "유아놀이중심교육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교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의 다양한 연수기회 및 워크숍활동 제공을 통한 교원 역량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