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KBS 원주방송국 축소·폐쇄 저지 범시민 대책회의. 장각중(오른쪽) 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수신료 반환 청구소송 등 강력 대응방침 확인

수차례에 걸쳐 지역방송국 축소나 폐쇄를 결정한 적이 없다고 밝혀온 KBS가 뒤에서는 내년 원주방송국을 포함한 전국 7개 지역방송국의 기능을 축소해 사실상 총국으로 통·폐합하려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원주를 비롯한 전국 7개 지역 범대위로 구성된 'KBS 7개 지역 방송국 폐쇄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KBS가 지난달 '지역방송 활성화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2020년 2월 지역방송국 축소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행동과 KBS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역방송 활성화 계획'에는 총국 중심으로 지역방송을 광역거점화하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지난 7일부터 시범적으로 주 1회 총국에서 제작, 송출하고 있는 7시뉴스를 내년 1월이나 2월부터 주 4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본사와 지역총국 지역 간 관계를 재설정하고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맞는 새로운 지역국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원주 뉴스를 춘천에서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전국행동 관계자는 "지난 9월 7개 지역 시청자위원회와 시민단체가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승동 KBS 사장은 '지역국에 대한 예산 감축이 없고 지역국 기자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해 지역방송국을 활성화 하겠다'고 입바른 소리를 했었다"며, "하지만 뒤에서는 가면을 쓰고 변함없이 7개 지역방송국을 축소, 사실상 폐쇄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KBS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밝혔다.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KBS가 7개 지역방송국 로컬 방송 반납을 골자로 하는 방송사업자 변경신청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려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지역국의 TV송출을 중단시켜 지역방송국을 빈껍데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지난 18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KBS 원주방송국 축소·폐쇄 저지 범시민 대책회의. 송기헌 국회의원이 국회 차원의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S원주 폐쇄 저지를 위한 범시민 대책위원회(위원장: 장각중·유봉해)는 지난 18일 시청 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김기선·송기헌 국회의원, 신재섭 시의장 등 정치권 인사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대표, 원주방송국 시청자위원들이 참석했다. 충주범대위와 KBS노동조합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지방분권시대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등 공적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KBS가 공정성, 신뢰성회복에 중점을 두기보다 무능경영으로 인한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역방송국 구조조정으로 지역 시청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기선·송기헌 국회의원은 "7개 지역 정치권과 초당적인 공조를 통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청와대 등에 지방분권시대 공영방송의 역할론에 중점을 두고 끝까지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신재섭 시의장은 "의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들은 "KBS가 시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국 구조조정을 강행하려는 것은 시청자 주권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시민 역량을 동원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장각중 KBS원주 폐쇄 저지를 위한 범시민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국 7개 지역 범대위와 연대해 수신료 반환 청구 소송을 전개하는 등 강력한 대응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오늘(25일) 오전11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