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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여고 동문들이 당시 사진을 감상하며 추억을 나누고 있다. |
명륜1동 주민들이 옛 원주여자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진전시회를 개최했다. 옛 원주여고 활동사진과 학생들의 작품을 수집해 선보인 행사로 동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지역 주민들은 과거 명륜1동 모습을 볼 수 있어 의미를 더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옛 원주여고 교정에서 '옛 원주여고 추억의 사진전'이 열렸다. 명륜1동주민자치위원회와 명륜1동마을협동조합이 주관하고 원주연세병원이 후원했다.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원주여고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학생들이 만든 미술작품 등 200여 점이 걸렸다.
3일간 열린 전시회에는 원주여고 동문들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찾아 작품을 감상했다. 흑백사진에 담긴 원주여고 학생들의 모습과 그 당시 명륜1동의 낯선 풍경은 관람객들에게 추억을 상기시켰다. 전시회를 찾은 원주여고 한 동문은 "소중한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볼 수 있어 동문들과 함께 전시회를 찾았다"며 "학교의 지난 역사를 추억하며 지역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명륜1동을 활성화시키고자 고민하던 주민들이 제안해 추진했다. 마을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텅 빈 공간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원주여고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의 관심을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전시회를 제안한 박창호 연세요양병원장은 사진 자료를 수집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옛 자료 수집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오래전부터 원주여고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왔다. 테니스를 즐기는 그가 우연히 1980년대 원주여고 학생들의 아시아대회 우승 자료를 접하게 되면서 이후 주변 동문들과 지인들을 통해 원주여고에 관한 사진자료를 80점 가량 수집할 수 있었다.
부족한 자료를 보충하기 위해 원주여고를 방문해 추가로 사진을 요청, 700여 점의 사진자료를 확보했으며, 옛 교사동 곳곳에 남아있는 학생 작품을 수집하는 일에도 나섰다. 인화된 사진으로 남은 옛 자료들은 일일이 스캔해서 사진 파일로 옮기는 데만 열흘이 걸렸다. 이 중 1940~1960년대 사진을 중심으로 200여 점을 선정했는데 사비 500여만 원을 들여 인화작업을 직접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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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창호 원주연세병원장이 수집한 옛 원주여고 사진들을 설명하고 있다. |
수집한 사진들을 해석하는데는 1950년대 원주여고에 다녔던 박봉림 전 도의원과 이영훈 전 원주여고 교장의 도움을 받았다. 사진 속 인물들과 활동 내용을 정리해 설명을 덧붙이는 작업으로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였다. 박 원장은 "많은 자료들이 남아있었지만 그대로 묻혀 보관되고 있어 귀중한 자료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며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작업에 매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을 들여 전시된 사진들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귀한 자료들로 가득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체사진 속 넥타이를 메고 흰고무신을 신은 선생님의 옷차림부터 수수깡과 진흙을 섞어 만든 '닭장'이라 불리던 교사동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있었다. 속기 수업과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사지 수업, 스승의날 선생님이 눈을 가리고 제자들의 모습을 그리는 행사 등 지금과 사뭇 다른 풍경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전쟁에 참전하는 군인들을 위해 원주천에서 김장을 하는 모습은 지금은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생소한 원주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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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이 눈을 가리고 제자의 얼굴을 그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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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장은 "이번 전시회는 옛 원주여고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지만 명륜1동의 옛 모습을 통해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옛 원주여고가 앞으로도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명륜1동 주민들은 이번 사진전을 시작으로 매년 명륜1동의 옛 모습이 담긴 다양한 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
"하루 8분만 해도 살 빠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