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원주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에서 열린 학부모회 지원 조례 제정 공청회

도내 학부모회의 교육 자치를 강화하고 학부모 교육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학부모회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 단위학교별 학부모회의  실질적인 자치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학부모가 교육과정에  내실 있게 참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각 급 학교마다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부모회는 학교 교육과정의 많은 부분을 참여하며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원회나 학교폭력위원회와 달리 임시 조직으로 운영되면서 그 주체성과 자치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학부모회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 권리와 학교와의 바람직한 협력 관계를 조성하고자 학부모회 지원 조례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올해 7월 세종특별자치시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9개 지역이 학부모들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자 조례를 제정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학부모회 지원 조례를 추진했던 강원도는 수차례 무산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13년 주민 발의로 추진했던 학부모회 지원 조례는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행정적 문제로 무산됐으며, 이후 도의회 발의로 추진되다가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계류되면서 페기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교육감 발의로 추진된 조례 역시 의견수렴을 거쳤으나 도의회가 재구성되면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올해 박윤미 도의원 발의로 4번째 추진되는 학부모회 지원 조례 제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임원간담회를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도교육청은 지난 19일 원주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 2층 대강당에서 학부모회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가졌다. 두 차례 주제발표와 토론회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공청회는 도내 각 지역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학부모, 교육공동체 주체로 서다'를 주제로 발표한 김장중 교육과사회연구소장은 "학부모회 조례는 학부모가 편하게 학교교육에 참여하고 당당하게 발언하며, 원활하게 소통하는 의미와 보람 있는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학부모의 자주성을 확립하고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시대, 학부모회 역할 및 교육참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은영 서울대 학부모정책연구센터 연구교수는 "학교와 교사의 학부모에 대한 교육 동반자 인식을 강화하고, 학부모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학부모 역시 교육공동체로서 학생과 교사의 입장을 고려한 활동을 추진하고, 학교 특색을 살리는 교육과정운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부 순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학부모 교육참여 및 학부모회 활성화 방안을 두고 다양한 토론자가 등장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윤미 도의원은 "학부모회 조례 제정은 지금까지 학부모회가 교육과정에서 봉사하고 참여하며 많은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 제도적으로 지원하고자 추진한다"며 "학부모회가 단순한 자원봉사자가 아닌 교육 현장의 당당한 파트너이자 협력자로 인정한다면 강원도가 지향하는 행복한 학교, 모두를 위한 선진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서 옥천초운산분교장 교사는 학부모회 조례제정에 대한 교사들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학부모회 조례 제정을 두고 교사들은 대부분 잘 모르거나 행정적 업무 증가 부담을 우려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학부모회의 주체성을 높여 다양한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면 교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든든한 교육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플로어에서도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조례 내용에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수정과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또한, 법적·제도적 지원으로 권한을 갖게 된 소수의 임원들이 학부모 전체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며 이들의 독단과 갈등 피해 등을 제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 학부모회 지원 조례는 내달 중 박윤미 의원이 발의할 예정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연말에 도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