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주택조합·협동조합 임대 사업으로 향후 추진될 사업규모만 원주에 4천여 세대에 달한다.

A지역주택조합은 2015년 7월 원주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판부면 서곡리 일원에 605세대의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원주시로부터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사업에 진척을 보이는 듯했지만, 현재까지 첫 삽을 못 뜨고 있다.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공동사업자인 B시공사가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B시공사는 유효조합원 비율을 80%(484세대) 이상으로 맞춰줄 것을 조합 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400여 세대에 달하던 조합원 수가 현재 300명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추가 조합원을 모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와 조합 측이 조합원 비율로 다투는 사이, 매달 1억 원 이상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 몫이 됐다. 이미 조합장 2명은 자금압박으로 인해 목숨을 끊었다.

지역주택조합들이 추진하는 공동주택 조성사업은 대부분 지지부진하다. 원주시에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총 4곳. 2015년 인가를 받은 태장지역주택조합을 제외하면 모두 미착공 상태에 놓여 있다. 

C부동산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싸게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며 "하지만 사업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추가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고 법적 책임도 져야 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A지역주택조합만 하더라도 조합원 1인당 최대 1억 원 가까운 조합비와 업무추진비를 납부했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분양사무실 임대료,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 등이 누적돼 추가 자금이 절실한 상태다. 조합 측은 민간형 임대아파트로 전환을 바라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원주시 관계자는 "A지역주택조합 사정은 딱하지만 원주시에서 나설 여지가 없다"며 "현행법 체계에서는 원주시가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은 조합사무실에 찾아가 탈퇴 의향을 밝힌 상태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지만, 여전히 사업신청을 추진 중인 곳도 여럿 된다. 관내 4곳의 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가 원주시에 2천221세대의 조합원 모집신고 허가를 신청했기 때문.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른 협동조합 임대아파트 조성사업도 두 곳에서 2천200여 세대 규모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이나 협동조합 임대아파트 사업에 참여할 경우 평소보다 더 신중히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