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교육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정책토론회가 지난 10일 원주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원주지역 중·고등학생들과 원주교육장이 함께 교육 정책과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원주에서는 처음으로 원주교육장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현 교육에 대해 느끼는 여러 가지 생각을 가감없이 발표했다.

지난 10일 원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2019년 교육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정책토론회는 천미경 원주교육장과 관내 41명의 중·고등학생이 참가했다. 사전에 참가자들로부터 토론 주제를 접수받은 결과 ▷자유학년제 ▷고교학점제 ▷두발·교복·화장 자율화 ▷게임 중독은 질병인가? ▷교육장님께 하고 싶은 말 등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해 토론을 진행했다.

다섯 개 조로 나뉜 학생들은 조 별로 다섯 가지 주제를 분배해 토론했다. 호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각 조마다 자리를 옮겨가며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각각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참가 학생 대부분이 경험했던 중학교 자유학년제에 대해서는 보완 및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다수가 동의했다. 중학교 1학년 시기는 아직 진로나 적성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기엔 시기가 이르다고 지적했다.

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직업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또한 학교에서 운영하는 직업체험활동은 종류가 적고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도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면서 시험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과정을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찬성 의견도 있었다.

도교육청이 오는 2022년까지 도내 모든 고교에 적용할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 대학처럼 학생들이 교과에 따라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본인의 적성에 맞게 원하는 수업을 선택함으로써 진학 및 취업과 관련한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진로나 적성이 확립되지 않거나 중간에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에게는 고교학점제 운영이 난감한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두발·교복·화장 자율화를 놓고는 사회에서 학생으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율에 따라야 한다며 동의했다. 하지만 규율의 범위를 정할 때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학생과 학교가 함께 조율해 규율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 밖에 자율동아리 지원 확대, 특성화고 실습 프로그램 강화, 석식 양질화 등 교육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건의사항을 이야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지우(삼육중 3년) 양은 "토론회를 통해 교육 제도나 학교 현황에 대한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교육장님께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미경 원주교육장은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고충을 알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교육 제도와 정책 안내 시, 교사나 학부모 외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충분한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이날 학생들이 건의한 다양한 건의사항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 학교마다 협조사항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하반기에는 도교육감 주재의 청소년 정책간담회가 개최된다. 도내 지역별 학생들의 교육에 관한 정책안을 수렴하는 토론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