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가출, 학업중단, 인터넷 중독, 고민 상담 전화

청소년쉼터 조성하려해도 재원 확보 어려워 난항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원주경찰서에 신고된 가출청소년은 총 537명이다. 한 해 평균 180명의 관내 청소년이 가출하고 있는 것. 학교에 출석하지 않는 인원까지 합하면 이보다 서너 배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원주엔 이들을 위한 청소년 쉼터가 전무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출청소년은 주로 롯데시네마 인근이나 단관근린공원, 단계동 모텔촌을 배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출 기간이 길어지면 가출팸을 구성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은 또래 친구들의 돈을 빼앗거나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법행위도 서슴지 않게 저지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출청소년이 범죄자로 전이되는 과정을 막기 위한 관리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청소년이 '왜 가정을 나왔는지' '왜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지' 등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경찰서 원준희 여성청소년계 팀장은 "아버지가 때려서 집을 나왔는데 귀가시켜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며 "청소년 쉼터를 만들어 이들을 보호하고 문제 원인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원주경찰서는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에 가출 청소년쉼터 조성을 제안했다.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 원주경찰서, 사회복지사, 심리상담가 등이 가출 원인을 탐색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보자고 한 것.

전문가들이 의료지원,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가출 원인을 파악하기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주시, 원주교육지원청, 원주경찰서는 가출청소년 쉼터 조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쉼터를 조성하려면 생활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운영할 법인이 필요하다"며 "최근 쉼터 운영에 관심을 보인 단체가 나타나긴 했지만, 생활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법에 의하면 청소년쉼터는 청소년 1인당 11㎡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남녀가 구분된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 어느 정도 규모가 확보되어야 한다. 원주에서 이러한 공간을 마련하려면 적어도 아파트 두 채 정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원주시가 가출청소년 쉼터 조성에 애를 먹는 동안 춘천시는 청소년 쉼터를 3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주에서 가출청소년이 귀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춘천으로 보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