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노조 강원본부 강원건설지부는 지난 27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 불법 외국인력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다.

불법체류자 많지만 행정당국 단속 소홀

외국인 불법체류자로 지역 건설노동자의 일자리가 대폭 줄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설업체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다보니 외국인 건설노동자가 인력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지난 27일 건설노조 강원본부 강원건설지부(이하: 건설노조)는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원주지역 건설노동자의 일평균 임금은 20만 원 안팎이다.

반면에 외국인노동자들의 평균 일당은 5만~6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건설업체에서는 이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김동원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장은 "전문건설업체가 건설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대신 불법하도급업자인 '오야지'를 통해 값싼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며 "값싼 외국인 노동력으로 지역건설노동자들의 임금단가도 떨어지고 장시간 중노동이 횡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단구동 A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형틀·철근직 150여 명이 투입되고 있다. 이중 20여 명을 제외한 130여 명이 외국인력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또한, 외국인 노동인력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라고 말했다.

이들이 값싼 임금을 감내하는 것도 신분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려는 건설업체의 속내와 불법외국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지역 건설인부가 노동시장에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원 지부장은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해도 그때뿐 단속의지가 전혀 없다"며 "관할당국은 인력이 부족하다거나 관할 사건이 아니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및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원주 전문건설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대형건축공사장 지역업체 참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 건축물 10층 이상, 연면적 1만㎡ 이상을 짓는 건설사와 협약을 맺어 원주 업체에 공사를 배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포스코건설과 협약을 맺어 중앙근린공원 공동주택공사의 일부를 원주 업체에 할당했다. 2014년 이후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지역업체 참여 실적은 총 31건이며, 누적금액은 9천579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사 배분이 원주시민에게 온전한 혜택으로 돌아갔느냐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협약의 수혜자인 전문건설업체들이 원주 시민 채용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민중당 원주시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와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에 지역건설노동자 고용에 대한 의무 사항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외국인력 고용 근절을 위해 건설노조와 민중당은 원주시와 고용노동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합동 수시단속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