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에서 복식 우승, 단식 1·3위를 차지한 김민지·민선 자매.

태국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 복식 우승 단식 1·3위 쾌거

국내에 적수가 없을 만큼 존재감을 자랑하는 쌍둥이 배드민턴 자매가 국제무대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같은 성장세라면 자매의 공동 목표인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과 올림픽 금메달 획득도 충분히 실현가능하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평가다.

배드민턴 팬들 사이에 '쌍둥이 배드민턴 신동'으로 주목받는 남원주중 김민지와 김민선이 '2019 태국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YONEX-ROZA BTY Junior International Challenge 2019)' 정상에 올랐다.  

김민지·민선 자매는 지난 28일 태국 방콕 반통요드배드민턴스쿨에서 열린 대회 15세 이하 여자복식 결승에서 태국의 바라폰쿤마트·벤야파 앙펫치 조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첫 세트를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21로 따낸 민지·민선 자매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세트마저 21:11로 가져오며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쌍둥이 자매는 단식에서도 동생 민선이 1위, 언니 민지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민선은 언니를 4강에서 꺾은 상대에게 설욕전을 펼치며 복식에 이어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13세 이하 단·복식을 석권한 두 선수는 1년 만에 참가한 대회에서도 자신보다 한, 두 살 위 선수들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발휘,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감동적인 사연도 있었다. 언니 민지가 빠듯한 대회 일정에 따라 하루에 단식 8강전과 복식 8강전을 연이어 치른 뒤 잠시도 쉬지 못하고 단식 4강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던 것. 코치진은 불가능한 일정이라며, 복식을 포기하고 단식에만 집중할 것을 권유했지만 민지는 한사코 거절했다. 자신이 포기하면 복식 파트너인 동생도 함께 대회 우승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브를 넣기 위해 손에 쥔 라켓이 저절로 흔들릴 정도로 탈진 상태에서 단식 4강전을 치른 민지는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동생의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올해 중학생이 된 자매는 지난 3월에도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에서 여중부 단체전 우승, 여중 1학년 단식, 여중 1학년 복식 우승을 일궈 냈다. 특히 단체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팀 에이스들을 연파하며, 팀 우승의 주역이 됐다.

훈련을 마친 뒤 모두 쉬는 시간에도 자발적으로 개인훈련을 할 만큼 연습벌레인 자매는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민지는 "국제대회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시합을 치르면서 힘과 체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더 발전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동생 민선은 "언니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목표"라며 "배드민턴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늘 집중해서 훈련에 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