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론면 손곡3리 주민들은 지난 7일 마을회관에서 나이떡 먹기 행사를 하며, 추억을 되새겼다. (사진: 부론방송)

지금은 거의 사라진 나이떡 먹기 풍습이 최근 부론면 손곡3리에서 재현됐다.

'나이떡 먹기'는 정월 대보름이나 음력 2월 초하루에 행해지던 세시풍속이다. 농사가 시작되는 날을 기념해 마을 일꾼(머슴)들에게 농사를 잘 지으라고 대접하던 음식이었다.

나이 수대로 떡을 먹어야 해 나이떡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음식이 귀하던 시절 농민들을 위로하는 한 방법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액땜의 일환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한해 행운을 바라는 의미로 나이떡을 먹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지금은 시골에서도 찾기 힘든 풍속이 됐다.

몇 십 년 전만해도 부론면 손곡3리에도 나이떡 먹는 풍습이 존재했다. 주로 집안에서 떡을 나누며 한해 안녕과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70~80대 노인들은 자기 나이만큼의 떡을 손자 손녀에게 나눠주었고, 젊은 식구들은 송편을 먹으며 한 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도 옛 일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올 초 신동환 노인회장이 나이떡을 먹자고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마을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때문이었다. 이호권 이장이 솔선수범해 지난 7일(음력 2월 초하루) 마을회관에서 나이떡 먹기 행사가 열렸다.

이 이장은 "경로당에 남는 쌀로 송편을 만들어 나이떡을 대접했다"며 "어르신들은 옛날을 곱씹으며 음식을 즐겼고 주민들은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빌며 떡을 건넸다"고 말했다. 부론방송을 운영하는 이광원 씨는 "저도 시골에 살지만 나이떡은 오늘에서야 알았다"며 "주민들이 정을 나누며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헸다.

손곡3리는 내년에도 나이떡 먹기 행사를 열 계획이다. 농촌고령화로 마을 인구가 점점 줄고 있지만 나이떡 먹기 행사를 통해 예전의 왁자지껄한 동네 모습을 재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