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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보낸 설날

"수많은 문제가 가족 앞을 가로막고, 수많은 문제가 가족의 힘으로 해결된다. 가족은 가장 약하고, 가족은 또 가장 강하다" 류희경 중천철학재단 사무국장l승인2019.02.11l수정2019.02.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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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를 보내고 각자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고 있다.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새해의 첫날을 의미한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는 새로운 시간에 익숙하지 않다는 '설다, 낯설다'에서 유래되었다는 말, 한 해를 새로 세운다는 '서다'에서 유래되었다는 견해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설날은 『삼국사기』에 삼국시대부터 설맞이 행사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거의 이천 년을 지내온 전통이다. 이웃나라를 살펴보면 중국의 춘절이 유사한데, 요사이 춘절은 중국인 관광객이나 인터넷 쇼핑 등 자본주의적 이벤트처럼 언론을 통해 접하지만, 그 의미와 전통이 우리와 비슷한 새해맞이 중국 문화권 명절이다. 춘절의 시초는 사천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순임금이 요임금의 뒤를 이어 천자의 자리에 올랐을 때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낸 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아 기념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부터 서양의 양력을 받아들여 양력 1월 1일 오쇼가쓰를 최대명절로 지낸다. 설날 아침에는 조니라고 불리는 떡국을 먹고 기모노를 입고 절이나 신사를 참배한다.
 

 동양문화권에서는 설날을 맞으면 각지에서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연어가 원래 출생지인 곳을 향해 수천수만 킬로미터를 되돌아가듯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김용택 시인은 『웃는 가족』에서 가족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힘이라고 말하며, "수많은 문제가 가족 앞을 가로막고, 수많은 문제가 가족의 힘으로 해결된다. 가족은 가장 약하고, 가족은 또 가장 강하다"라고 한 그 가족의 의미가 되새겨진다.
 

 핵가족화를 넘어 가족이 해체되어가고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시대에는 더욱 가족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가구수가 800만 세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세대의 36.7%에 해당한다.

 혼자 사는 삶이 보편화되어 가면서 싱글하우스, 소형 가전, 혼밥 등 1인 가구에 맞추는 새로운 트랜드가 생기고 있다. 1인 가구에 맞추어 편리한 도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식생활의 불균형으로 오는 신체적 건강 악화, 외로움으로 인한 정신적 건강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1인 가구와 범죄발생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1인가구가 1% 증가하면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가 0.81% 늘어난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와 있다. 1인 가구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사회문제가 대두되면서 올해 초 부산시의회에서는 자살, 고독사 등을 막을 수 있는 '외로움 방지' 조례 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울산의 경우 독거노인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 우유배달로 안부를 묻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렇듯 노인층의 경우 가족 관계로 작동하던 돌봄 기능을 대체하고 보완할 수 있는 사회 관계망이 절실하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선진국들은 공유경제를 도입하여 주방, 휴식 공간 등은 공유하고 침실만 따로 쓰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 자동차를 공유하는 쏘카 등 비용을 공동분담하며 공동체까지도 만들어가는 사례들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유경제가 여러 분야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초보적 단계이며, 1인 가구에 더욱 효과가 클 수 있는 공유의 모델을 정부나 시민사회가 나서서 만들어야 할 때이다. 이렇게 외로운 사회가 되고 있는 시대에서 가족 친지가 모여서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누는 설 명절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함께 모일 수 있는 가족과 친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족 간의 갈등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묻어버리는 경우를 겪기도 하고, 가까이에서 보기도 하고, 극단적인 사건들을 언론을 통해 접하기도 한다. 설 명절을 보내면서 가족의 소중함, 가족을 이루려는 노력, 가족이 부재한 지역공동체의 일원들을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실천적 방법들을 모색해야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류희경 중천철학재단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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