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동부본부 원주관리역은 지난 12월 5일 철도교통질서 캠페인을 하면서 현수막만 바꿔들어 다음날인 6일과 7일에도 캠페인을 진행한 것처럼 거짓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정례적으로 진행하는 캠페인이 실적쌓기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캠페인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캠페인을 통한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는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비판받는 기관이 수도권동부본부 원주관리역(이하 원주관리역)이다. 원주관리역은 지난 12월 5일 캠페인 행사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관내 언론사에 배포했다. 그런데 5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다음날인 6일과 7일 캠페인을 진행한 사진과 보도자료가 첨부돼 있었다.

5일 철도 교통질서 지키기 캠페인, 6일 청렴실천 캠페인, 7일 생명존중 자살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5일 보도자료에 6일과 7일 진행 예정인 캠페인 사진이 첨부되는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5일 철도교통질서 캠페인을 하면서 현수막만 바꿔서 사진을 촬영한 뒤 보도자료에 첨부한 것이었다. 6일과 7일에는 캠페인을 하지 않고 거짓으로 원주관리역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보낸 것이었다.

원주관리역은 이달에도 같은 행태를 되풀이했다. 지난 10일 반부패·청렴실천 캠페인을 했다는 보도자료에서 다음날인 11일 생명존중 자살예방 캠페인을 했다는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 10일에 이미 다음날 캠페인을 진행한 셈이었다.

거짓 보도자료에는 원주관리역장이 생명존중 자살예방 캠페인이 참가해 “캠페인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며,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의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해 원주관리역 관계자는 “캠페인을 하면서 다음날 캠페인 사진까지 찍어 보도자료를 낸 것은 맞다”면서도 “일부 언론사에서 사진을 요청해 그렇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원주관리역의 캠페인 목적은 교통질서, 청렴실천, 자살예방 등 모두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하지도 않은 캠페인을 한 것처럼 포장하는 거짓 캠페인으로는 파급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한편으론 언론보도를 통해 원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주시가 원주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매월 진행하는 안전문화 캠페인도 형식적이란 지적을 받는다. 문화의거리, 터미널, 소금산 출렁다리 등에서 홍보 전단이나 홍보 물품을 배포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캠페인으로 안전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원주시 각 부서에서 진행하는 청렴 캠페인의 경우에는 언론보도 실적이 연말 평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과도하게 언론보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청렴문화 확산이란 본질에서 벗어나 평가에 연연한다는 비판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원주시 보조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일부 단체도 이듬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형식적인 캠페인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캠페인 문화가 재정립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