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 전경. 지난해 입주작가 4명이 6개 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이 '한국 문화예술 산실'로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토지문화관 창작실 입주작가들이 문학, 연극, 미술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왕성한 활동으로 지난해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고, 평단의 호평을 받는 등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재)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토지문화관 창작실 입주작가 중 지난해 4명이 6개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토지문화관 창작실에서 단편소설 '모르는 영역'을 집필한 권여선 작가가 지난해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이성아 소설가가 단편소설 '그림자 그리기'로 이태준문학상을 받았다.

장석남 시인은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로 지훈상과 편운문학상, 우현예술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홍명진 소설가도 단편소설 '환상을 보았네'로 김용익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이밖에 김도연 소설가, 은희경 소설가, 서영인 평론가 등이 문학전문지와 신문, 웹진 등을 통해 작품을 발표, 주목을 받았다.

연극과 영화에서는 매년 토지문화관 창작실에 머물며 작품을 각색하거나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김민기 연출가가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 문화훈장을 수상했으며, 윤정환 연출가가 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아리 아라리' 공연으로 강원도문화상을 받았다.

김영남 감독은 토지문화관에서 쓴 시나리오로 한국과 프랑스 합작영화 '오리의 웃음'을 제작,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이강백 극작가 역시 지난해 토지문화관에서 집필한 '어둠상자'를 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기획 연극으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 입구에서 바라 본 토지문화관 본관.

미술과 음악 등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성과물이 창출됐다. 김혜련 작가는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한 통일테마전 '경계 155'에 '물가의 사내-압록강'을 전시, 화단의 호평을 받았다.

박철희 작가는 서울 충무로역 오!재미동 갤러리에서 개인전 '어린 시절이 기억나지 않는다'를 개최했으며, 기민정·최인엽 작가는 토지문화관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방희연 작곡가는 이상의 시를 주제로 현대음악 '0:1'을 작곡해 연세대에서 초연했다.

해외 작가들의 활동도 돋보였다. 인도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Rajat Chaudhuri가 2013년 토지문화관에서 집필한 장편소설 'The Butterfly Effect'를 발표했으며, 싱가포르 작가인 Chow Clara는 인문서 'Modern Myths'를 출간했다.

특히 싱가포르 작가 Lee Kow Fong의 그림책 'The Search'는 지난해 '너를 만난 날'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돼 국내에서도 출판됐다. '너를 만난 날'은 작가가 2014년 토지문화관에서 머물며 본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아이와 가상의 친구 펭귄의 자연 속 다채로운 경험을 담은 그림책이다. 2014년 현지에서 출판당시 싱가포르 도서상 '최고의 어린이책'을 수상했다.

(재)토지문화재단 권오범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만 문인 46명과 예술인 20명, 8개국 해외작가 9명 등 75명에게 토지문화관 창작실을 지원했다"며 "창작실에서 집필된 많은 작품들이 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 박경리(1926~2008) 선생이 설립한 토지문화관은 2001년부터 창작실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예술인들의 씨앗이 뿌려지는 '토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2001년 문인을 대상으로 시작된 창작실 지원사업은 2004년 예술가, 2007년 해외 작가와 재외 교포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소설, 시, 동화, 평론, 미술, 연극,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이곳에 머물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으며, 입주 작가로 선정된 예술인들은 두 달에서 세 달까지 창작 공간과 식사, 편의시설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