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시의회 예결위 류인출 위원장이 예산안을 의결하고 있다.

감리비 산정기준 주먹구구 질타…차량구입지원비 이중 잣대 논란

원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류인출, 이하 예결위)는 지난 14일 '2019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일반회계에서 5억8천450만 원, 특별회계에서 3억3천만 원을 삭감해 내부 유보금과 예비비로 전환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내년 기금운영계획안은 원안 통과시켰다. 예결위가 심의한 2019년도 본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은 오는 21일 4차 본회의에서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예결위는 일반회계에서 민원실 수족관 교체비용 500만 원과 시립교향악단 자산 취득비 2천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 10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조정했다. 특히 민원실 수족관 교체비용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원주시와 원주시의회에 따르면 문화예술과 소관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비 1억 원과 원주얼교육관 위탁운영비 1천800만 원이 삭감됐으며, 관광정책과 소관 이탈리아 한지문화제 지원금 2억 원 중 시비 2천만 원이 삭감됐다.

예산이 과다 책정됐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지난달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민간위탁 회계처리 부실 문제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것이 의회 안팎의 시각이다. 원주얼교육관의 경우 내년 4월부터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 우선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부족한 운영비는 내년 추경에 증액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또 도로관리과 소관 행구로, 현충로, 원문로 LED 가로등 교체사업비 4억 원 중 2억 원을 삭감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국비를 확보해 이미 교체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굳이 시비를 들여서까지 교체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예결위의 판단이다.

특히 일반회계 중 군사시설 이전부지 진입도로 개설공사 감리비 1억 원과 특별회계 중 구곡배수지 증설공사 감리비 3천만 원을 각각 삭감하면서 "부서마다 감리비 산정기준이 상이하다"며 집행부에 주의를 요구했다.    

▲ 예결위 심의 결과를 듣고 있는 김광수 부시장과 원주시 간부들.

반면 상임위에서 시비 4억 원이 삭감된 생명협동교육관 조성비는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다시 부활시켰다. 상임위에서 1천500만 원이 삭감된 제1회 원주시장배 산악자전거 대회 개최 비용 역시 원안 의결했다.

류인출 위원장은 "예산심의 과정에서 여비나 연구용역비를 포괄적으로 편성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거나 계속이월액이 발생하는 장기미집행 예산을 지속적으로 편성하는 등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공유재산관리계획에 있어서도 연도별 총괄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회기년도 40일 전 의회에 보고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는 장애인단체 기능보강사업으로 편성된 작은영웅추진위원회 차량지원비를 삭감하면서 결식노인 지원을 위한 소망주기복지센터 차량구입비는 원안 의결해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앞서 행정복지위원회는 타 단체와의 형평성을 들어 각각 시비 1천600만 원과 1천150만 원을 삭감했었다.

예결위는 활동성과가 없는 신생 단체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의 역량과 성과를 구분해 판단했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해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을 피할 순 없게 됐다.

또한 계수조정 과정에서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고, 조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의원들이 의결 전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나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란 금언과는 역행하는 모습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