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진 전 반곡역장이 원주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철도관련 유물.

폐선 예정 원주 기차역 향토사 연구 귀중한 사료 평가 400여 점

후루아타 야스호 감독의 영화 '철도원'에는 시골 마을 종착역을 외롭게 지켜온 역무원 '오토'가 등장한다.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까지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역장으로 평생 사명을 다한 그의 인생은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오토처럼 시골 간이역을 묵묵히 지킨 철도공무원이 퇴임을 앞두고 자신이 평생 수집한 400여 점의 유물을 원주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정태진 전 반곡역장이 그 주인공이다. 정 전 역장이 기증한 유물은 전국 기차역 관련 홍보물과 사진, 역사 내 표찰과 안내판 등 다양하다. 철도사고 보고서와 관인대장 등 직접 수기로 작성한 서류철부터 역무원이 사용하는 개인물품까지 방대한 자료가 포함됐다.

철도청에 첫 발을 디딘 1976년부터 역무운영원으로 반곡역을 지킨 최근까지 42년 넘는 시간동안 틈틈이 수집한 자료들이다. 정 전 역장은 "지금껏 어렵게 보관해 온 물건들이 잘 보존돼 철도역사 연구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정태진 전 반곡역장.

정 전 역장이 기증한 자료를 "폐선 예정인 원주 기차역 관련 향토 연구를 위한 귀중한 사료"라고 평가한 박종수 원주역사박물관장은 "지역 자료 수집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기에 시민의 자발적인 기증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자료를 정리해 원주 기차역 관련 전시를 열어 시민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주역사박물관은 지난 15일 열린 정 전 역장의 퇴임식에서 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편 원주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2천여 점의 유물이 원주역사박물관에 기증됐다. 원주역사박물관은 앞으로 지역 자료 발굴에 힘쓰는 한편, 문중 또는 개인 소장자가 관리하기 어려운 유물을 기증받아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유하고 있는 유물의 기증이나 보존관리에 대한 사항은 원주역사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737-4375(원주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