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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68세 실버극단 떴다

원주최초 실버극단 '에버그린' 창단 공연 호평 김민호 기자l승인2018.12.03l수정2018.12.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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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인동소극장에서 창단공연 '김장하는 날'을 선보인 후 기념촬영.

인생 황혼기 새로운 예술 인생 1막 준비

황혼의 나이에 연극무대에 올라 즐거움과 희망을 주는 이들이 있다. 계절의 흐름도 잊은 채 연극준비에 몰두하면서 유쾌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실버극단 '에버그린(evergreen)'이 그들이다.

극단 에버그린은 원주 최초의 실버극단이다.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박노광)이 '무대 청춘을 노래하다'로 '2018 노인복지증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4월부터 노인종합복지관과 문화원의 협조를 얻어 단원 모집을 시작하자 15명이 모였고, 최종 8명이 에버그린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극단 내에서는 막내 그룹에 속하는 함두영(64) 연극협회 원주지부장을 제외하곤 연극 무대를 밥벌이로 삼은 적이 없고, 전문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이들이다. 하지만 무대를 향한 열정과 의지만큼은 그 누구 못 지 않다.

극단 이름 '에버그린'은 사계절 푸른 상록수에서 따왔다. 단원 평균 연령 68세라 '실버극단'이라고들 부르지만 사계절 내내 푸른 청춘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매주 1~2회 소극장에 모여 연습에 집중한 지난 8개월간 단원들은 상록수처럼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사가 잘 외워지질 않을 때, 표정이나 동선이 마음에 차지 않을 때일수록 연습에 더 매진했다.

그렇게 지난 24일 인동소극장에서 창단공연을 열었다. 단원들의 경험과 이야기로 만든 '김장하는 날'이었다. 단원들을 지도한 이석표 씨어터컴퍼니 웃끼 대표가 극본과 연출을 맡아 연기를 시작하는 단원들의 시각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다양한 에피소드와 재미까지 더했다.

공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장을 하기위해 고향집에 모인 9남매의 추억이야기가 현실감을 더하며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특히 김장을 마치고 9남매가 모두 떠난 집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단원들의 끼와 재능도 한 몫을 했다. 단원 중 최고령인 이성길(76) 씨의 하모니카 연주와 원주노인종합복지관에서 대표 가수로 손꼽히는 김종원(72)·김금자(71) 씨의 노래는 극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9남매 중 넷째 딸 역을 맡아 열연한 윤영화(60) 씨는 "사실 공연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 가족 외에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면서 "주위에서 다들 잘했다고 칭찬하시는 것을 듣고 공연을 보러 온 남편과 딸, 손주에게 면이 선 것 같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공연 후 뒤풀이 자리에서는 단원들의 솔직한 마음도 드러났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1회 공연으로 그만 둘 수는 없다는 이야기였다.

노인생협 사업본부장이자 에버그린 단원인 함두영 연극협회 원주지부장은 "서로에게 신뢰와 믿음이 쌓이고 오랜 시간 함께 준비한 만큼 공연이 끝난 후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면서 "내년 공모사업에 다시 선정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여부에 관계없이 에버그린을 연극협회 원주지부 산하 단체로 육성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연극의 재미와 즐거움을 배우고 극단 창단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의 장을 열었다고 입을 모은다. 연극 활동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세대 간의 생각차를 줄이고 이해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청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새로운 예술 인생 1막을 준비하는 실버극단의 도전과 열정이 아름답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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