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직매장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신선, 안전, 가격 등이다. 지역 농업인이 그날 수확한 친환경·원주푸드인증 농산물을 직판대에 바로 진열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관계성이다. 왜냐하면 직매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진열대를 매개로 생산자는 진열하고 소비자가 구매하기 때문에 그 중간에 어느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로컬푸드 직매장 내 직원이 있지만 이는 진열과 계산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보면 팔 물건이 없어도, 살 물건이 없어도 막걸리가 생각나는 '시골 5일장'이 떠오른다. 어릴 때부터, 그리고 장성한 지금도 시골 5일장엔 추억과 애환, 아쉬움과 기대가 녹아있다. 유년시절. 어머니가 5일장에 묵을 가지고 가 판 적이 있는데 가끔 많이 팔았다며 즐거운 모습으로 돌아오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청년시절. 도시 회사를 다니다가 귀농한답시고 여름열무를 하우스 1동에 심었다. 하우스 주인과 약속을 하고 심은 열무이었기에 내심 안심하고 지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 1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풀이 열무보다 크더니 점점 무르기 시작했다. 하우스 주인보고 다 망가진다고 했더니 몇 단 가져갔는데 더 빨리 물러 파는 것을 그만 두었다.
 

 장년시절. 생협관련 농업단체에서 근무한 지 20년이다. 농촌 속에 자리한 친환경농업 관련단체에 근무하면서 농민 형님들과 '어찌 팔지'라는 일상 어투로 세월을 낚고 있다. ▷지금이나 내년이나 무엇을 심어야 할지 ▷잘 자라고 튼실한 열매가 달릴 지 ▷제 값에 잘 팔릴지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 관심은 더 나아가 기대로 바뀐다. 팔리는 물건 직접 보고 싶고 맛있게 드셨다고 직접 듣고 싶기도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살아오면서 농산물은 잘 심는 것도 중요하고 팔리는 게 더한 즐거움이 아닐까. 
 

 직매장은 농민이 싱싱하고 맛나게 생산한 농산물을 가지고 시골 5일장에 나가 소비자를 만나 흥정한 값에 잘 팔리는 곳이었으면 한다. 그렇다. 원주시 친환경·로컬푸드직매장 '생기를 담아'는 지역농민의 추억, 아쉬움, 즐거움, 희망을 채워주는 마음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즐겁게 잘 키웠고 싱싱한 물품 잘 먹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 될 것이다.
어려서 5일 장날을 기다렸듯 시민들에게 '생기를 담아' 개장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