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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지역 청년 3인의 우여곡절 창업스토리

폭염도 꺾지 못한 사업 의지…아이디어로 진검승부 최다니엘 기자l승인2018.10.28l수정2018.10.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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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굴하지 않고 창업 도전…"사업에 매력 느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수성가를 꿈꾸는 도전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젊음을 무기로 무한경쟁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는 청년들을 찾기란 더 어렵다. 직장 안정성이 대세로 평가받는 시대에 자신만의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청년 3인을 만났다.    

친환경 고구마 고집…'더 착한농장' 조정치 대표
"아이가 조정치 고구마말랭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11월이나 구매 가능하다고 해요. 혹시 많으신 분 중 되파실 분 있으신가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신림면 조정치(37) 씨의 고구마를 찾는 이가 많다.

만 평(3만3천여㎡)이 넘는 고구마밭을 경작하면서, 친환경 고구마만을 생산하겠다는 그의 고집이 신뢰감을 심어줬기 때문. 국내 유수의 셰프들도 그의 고구마를 맛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인다.

조 씨가 청년농부의 삶을 택한 것은 2011년부터이다. 서울에서 건축 설계 일을 했던 그는 각박한 삶에 회의를 느껴 원주로의 귀향을 결심했다. 마침 첫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이어서 청정 자연에서 자녀를 키우고픈 욕심도 있었다.

조 씨는 "원주로 내려온다는 소식에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그래도 각박한 서울보다 흙냄새 맡으며 마음 편히 지내는 게 더 낫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처음엔 고향에서 20여 가지 농산물을 재배했다. 하지만 혼자서 그 많은 농산물을 키우는 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구마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누군가는 너무 흔한 음식이라 벌이가 되겠냐고 질문하지만 그럴 때마다 '더 맛있고 더 안전한 고구마'를 내다 팔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게다가 고구마는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홍보나 설명이 불필요하다는 것도 이점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직거래장터를 찾아다녔다. 정성스레 재배한 농산물이라 시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때도 많아 실망도 부지기수였다. 포기하지 않고 판로 확대에 힘썼는데, 지금은 그의 고구마를 찾는 단골 거래처가 생기고 온라인 고객도 제법 늘어난 상태다.

조 씨의 고구마가 유명한 이유는 또 있다. 올해 뜨거운 여름에도 잡초 뽑기를 쉬지 않았던 이유는 친환경 고구마만을 취급한다는 그의 고집 때문이었다. 직접 재배한 것만 시장에 판매한다는 소신도 소비자에게 감동을 줬다.

지금은 한 철에만 생산되는 고구마를 연중 생산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때문에 작년엔 조그마한 사무실을 차리고 공장을 지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사회적기업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도 계획하고 있다.

창업실패 경험이 사업 밑천…창업컨설팅사 '레이노' 정항용 대표
정항용(26) 씨는 그 자신이 청년이면서 다른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일을 한다. 시제품 제작 연계, 자금확보 방안 컨설팅, 창업 특강 등 예비창업가를 육성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올해 2월 강릉원주대를 졸업해 전국을 무대로 창업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제가 창업할 때 힘들었으니까 그 경험을 토대로 창업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대 후 복학해서 처음으로 장사를 해본 것이 사업 밑천이 됐다. 공장에서 양말을 떼다 시장에 팔기도 하고, 등산객을 상대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기도 했다. 배를 곯아도 직접 돈을 벌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는데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양말 천 켤레를 삼십만 원에 사와 한 켤레 당 천 원씩 팔았다. 원료비를 제하고 몸만 쓰는 일이어서 마진이 70%나 됐다. 등산객을 상대로 한 아이스크림 장사도 쏠쏠한 벌이였다.

정 씨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하고 싶었다. 집을 떠나 타지에서 하숙하는 대학생들은 학기가 시작되거나 종료되면 짐을 옮겨야 하는데, 이를 대신 맡아주는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 그는 이를 스토리지서비스(물류보관서비스)로 불렀는데, 모교 학생들이 첫 고객이 됐다. 

열정도 있었고 경쟁자도 없어 처음엔 순탄했다. 하지만 시즌성이 너무 강했고 다른 학교로 확장하기엔 사업 수완이 부족했다. 결국 폐업하게 됐는데 이후 2~3번의 사업 도전도 뜻한 결실을 이루진 못했다.

그러나 그의 실패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가이드북이 됐다. 수차례 강연 의뢰가 들어왔고 수강생 중 몇몇은 창업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정 씨는 올해 초 예비창업자를 돕는 컨설팅 회사 '레이노'를 창립했다.

상품을 만들기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지 등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 처음부터 잘 만들어진 상품을 안겨주거나 거액을 조달해 주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야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4명의 사업파트너를 두었는데 이들은 전국 창업동아리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조만간 스토리지서비스 사업도 다시 시작해 프랜차이즈화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청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의 회사의 궁극적 목표"라며 "사회적기업 전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슬러지 업사이클링해 재판매…예비창업자 연세대 김신 씨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원두 비율은 0.2%에 불과하다. 나머지 99.8%는 커피슬러지로 버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연세대 김신(25) 씨는 커피슬러지를 업사이클링(부가가치 높은 재활용품으로 만드는 일) 해 생활용품으로 만드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8만 여 커피전문점의 슬러지를 무료로 처리해주고 이를 가공해 향초나 방향제(디퓨저) 등을 만들어 파는 사업이다. 김 씨는 "커피전문점은 무료로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고, 저는 원재료를 엄청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며 "슬러지를 상품화하면 카페에 되팔아 서로 상생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향초나 방향제는 시제품까지 완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달에는 정부로부터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5천만 원가량 지원받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법인설립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또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랜덤커피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규모가 큰 조직은 부서 간이나 상하직급 간 소통이 어려운데, 커피를 매개로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커피전문점으로부터 커피 쿠폰을 싸게 구매해, 조직 내 관심사가 비슷한 개개인을 연결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는 시중 커피 값만 지불하면 돼 특별한 부담이 없다. 미국에서 성공사례가 많아 사업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편, 김 씨는 고교시절 자퇴를 하고 요식업계에서 갖은 일을 했다. 잠실 치킨 집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아파트와 한강수변공원, 야구장에서 치킨을 팔아 30배의 매출 신장을 도운 적도 있다.

사업이 재미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일찌감치 창업을 준비했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가 직접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며 "대학 진학도 창업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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