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남학생들의 폭 넓은 진학 선택을 위해 일반고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돼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애학생들이 통합교육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원주 내 일반고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된 곳은 문막고, 영서고, 치악고, 북원여고, 원주여고 등 5개교이다. 이 중 남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곳은 문막고, 영서고, 치악고 등 남녀공학 3개교로 여학생들에 비해 선택의 폭이 좁다. 더구나 일반 남고의 특수학급 설치는 전무하다. 따라서 장애 남학생의 일반고 진학을 위해 특수학급을 추가로 설립해야 한다는 장애학생 학부모의 요구가 이어져 왔다.

이를 위해 가장 유력하게 제기 되는 곳은 원주고등학교이다. 원주 남자고교 중 사립고를 제외하면 원주고가 유일한 공립학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구는 지난 달 원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특수학부모 정책간담회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학부모들은 "통합교육을 희망하는 장애 남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반고교 특수학급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원주고에 특수학급이 설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지원청에서도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주고 특수학급 설치는 내년 혁신도시 내 완공 예정인 특수학교 개교 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이다.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혁신도시 내 특수학교는 청원학교 초과인원을 분산 수용하기 위해 건립 중이다. 청원학교 재학생 외에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도록 200여 명 정원 규모로 건립하고 있어, 진학상황을 지켜본 뒤 학급이 부족할 경우, 일반고 특수학급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개교 후에도 장애학생 수용이 어려울 경우, 수요조사를 실시해 특수학급 설치를 논의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일반고 특수학급을 설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통합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일반고 특수학급으로 진학하길 바란다"며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와 통합교육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특수학급 설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원주교육지원청은 오는 2020년 개교 예정인 기업중학교 내 특수학급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원주에서 특수학급 설치 요구가 많고, 기업도시 주변에 특수교육시설이 부족한 것을 감안해 개교에 맞춰 특수학급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설치여부는 앞으로 더 논의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