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관절 통증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의 경우 수면중 이갈이 습관에 대해 물어보는데 대부분 "이는 갈지 않는다" 라고 답한다. 하지만 막상 환자의 치아를 살펴보면 송곳니나 작은 어금니, 심지어 큰 어금니까지 교모로 인해 평편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이갈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갈이는 단순히 이를 소리나게 가는 형태로뿐만 아니라 이를 꽉 무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이점을 고려하면 아침의 턱 통증이나 두통이 있다면 이갈이를 의심해 봐야한다
 

 이갈이의 원인은 수면 중 일어나는 뇌파의 미세각성과 관계가 있다. 인체는 뇌파의 변화에 따라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 상태를 오간다. 뇌파의 미세각성이 일어나면 깊은 수면에서 얕은 수면으로 넘어가는데, 이때 교감신경 흥분, 심장박동 변화 등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 자면서 몸을 뒤척이거나 꿈을 꾸는 시기로 턱관절 주변의 근육  수축도 이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데, 이것이 이갈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치아 교모다. 심한 사람들은 단단한 법랑질층이 마모되어 안쪽 상아질 층이 노출되며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아와 잇몸경계 부위인 치경부에 굴곡파절이 발생하고 턱 근육과 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면중 뇌파 변화에서 기인한 이갈이를 완벽히 치료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치료법은 구강 내 장치 착용이다. 환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치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치아가 보호 되어 마모가 줄어들며, 직접적이고 과도한 충격을 가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장치와 더불어 보툴리눔독소(일명 보톡스)를 병용하면 치료 효과는 증대된다.
 

 이런 치료와 함께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이 악물기 등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딱딱한 음식은 턱 근육을 긴장시키는데 이것은 이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 숙면을 방해할 수 있는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며, 주변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멀리하고 적절한 산소 공급이 되도록 바른 자세로 수면을 취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