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존중-노동권 강화라는 다양한 정책이 진행되었는데, 근로기준법의 경우 1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휴가 확대,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두 번의 개정이 있었고, 최저임금 16.4% 인상, 출·퇴근 재해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확대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것입니다.
 

 다만, 이와 같은 노동권 강화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라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 확대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정책은커녕 적극적인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인 사업장에 대하여는 일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적용이 배제된 조항이 노동권 보호의 핵심 조항들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 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정당한 사유 없이도 마음대로 노동자를 해고를 할 수 있고,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에 대하여는 50%의 가산임금을 주지 않은 채 100%의 임금만을 지급해도 되며, 연차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유일한 법정휴가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제한 조항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개정된 주당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 또한 애초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남성-여성'이라는 구분에 따른 노동조건 차별을 사회적 의제로 상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만,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차별적 적용에 대하여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 이래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1989년 현재의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일부 규정 적용배제 구조로 정립된 이후 약 30년간 현재의 구조가 지속되어 왔던 점, 5인 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 중 3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고민과 실질적인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이유민 노무법인 이우대표 공인노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