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인권네트워크(공동대표: 이선경·안경옥·박혜영)가 원주지역의 미투 운동을 지지하기 위한 미투운동원주행동을 출범한다. 피해자들에 대한 의료 및 법률적 지원으로 일반인 미투 고발의 울타리 역할이 기대된다.

원주인권네트워크는 지난 2일 시의회 담소방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미투운동원주행동 출범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했다. 이선경 대표는 "유명인 중심으로 폭로되었던 미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지역사회에서도 이뤄지고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강원도는 미투운동 피해자를 지원하거나 보호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없었다"며 "용기 있는 일반인의 미투 고백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하지 않도록 법률 지원과 인권 보호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달 원주에서도 미투 고백이 있었다. 3년 전 강원지방우정청 노동조합 소속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했던 피해자 A 씨는 직장 상사 B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고소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채 무협의 처리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에 사건 재조사와 가해자의 직장 내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씨 신상이 노출됐으며, B 씨는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성폭력을 고백한 일반인들은 미투 선언으로 인한 책임과 부담을 오롯이 떠안아야 한다. 실제 성폭력 피해자 다수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있으며 직장 내에서도 불이익이 따른다. 대부분의 성추행 및 성폭력이 권력 관계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반인 미투 동참을 어렵게 하고 있다.

원주인권네트워크는 미투운동원주행동 출범으로 지역에서 침체되었던 미투 운동에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의료 및 법률적 지원과 피해자 대응 매뉴얼 등을 제공하며, 전국행동과 함께 릴레인 캠페인 및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 내 공공기관 및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미투 운동 활성화 협약도 추진한다.

더불어 지난 2013년 부론에서 있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동영상 사건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청와대 청원으로 공론화해 전국적인 관심과 사건 재조사를 추진한다.

이 대표는 "원주에서 미투운동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미투선언을 고백할 사회적 분위기와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지역 내 미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원주행동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