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함께 온 3월도 벌써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과 설 명절에 다짐한 계획들을 잊을 무렵에 맞이한 3월은, 2018년의 새로운 각오를 다질 마지막 '찬스'같은 느낌이었는데 말입니다.
 

 새로운 교실과 친구, 선생님과 적응하는 자녀를 지켜보고, 학교에서 알려주는 소식들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여름방학을 앞두게 되는데요, 장애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은 더 정신없고 걱정 많은 3월을 보내곤 합니다. 작년부터 서울에 있는 장애 학생 부모들 이야기가 뉴스와 인터넷에 심심찮게 오르내렸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시지요? 여전히 서울지역의 특수학교 설립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강원도에도 2014년부터 설립을 추진 중인 두 곳의 특수학교가 있습니다. 동해와 원주지역이 추진 중이고, 원주는 그동안 중단되었던 구 건물 철거공사가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육청과 원주시의 성과에 박수를 보내고 고마운 마음입니다만, 공사재개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차례차례 개교하고 이전하는 다른, 비장애학생이 다니는 학교들의 개교를 특수학교 진행 상황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자격지심이었을까요? 정답이 없는 물음을 저에게 던져봅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저도 자녀의 장애를 알고나서야 장애인의 날도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 잘 모르실 수도 있으실텐데요,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일반학교를 다니기도 하고, 특수학교를 다니기도 합니다. 학교의 형태가 어떠하든 모든 학생들은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가 있어서 좀 달라보이는 학생들도 또 다른 학생들도 모두 그렇습니다. 늦었지만 공사가 재개된 새로운 특수학교도 우리의 자녀들이 다닐 학교입니다. 그 학교에 다닐 학생들을 격려해주시고, 지역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부터 저에게는 4월하면 장애인의 날을 떠올리게 됩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서 서로를 바라보기보다 같은 방향에 서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4월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박혜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원주시지부 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