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자 이탈·홍보 부족 등 원인 개선 시급해

갈수록 낮아지는 입학률
중소기업 계약학과의 입학률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참여가 저조해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기 때문. 사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까지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은 중소기업 재직자를 박사, 석사, 학사, 전문학사로 양성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재직자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원주에서는 강릉원주대, 상지영서대, 한라대학교가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과 재직자, 대학이 3자 계약을 맺으면 정부가 등록금의 65%를 지원한다. 

하지만 해마다 입학률이 감소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가장 먼저 운용한 한라대는 2012년 사업 첫해 100%의 입학률을 선보였지만 그 이후 지난해까지 50%, 70%, 45%, 60%, 5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상지영서대도 2013년과 2014년 100% 입학률을 달성한 이후 2015년 80%, 2016년 60%로 낮아졌다. 현재 가장 높은 입학률을 자랑하는 강릉원주대는 2016~2017년 50%, 2017~2018년 85.7%를 기록했지만 정원을 다 채우진 못했다. 

A대학 관계자는 "재직하면서 경제적 부담 없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관련 문의가 많다"면서도 "계약학과를 이끄는 교수나 기업체 대표, 인사담당자의 참여 의지가 강해야 입학률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훈련시켰더니 '이직'
계약학과 사업이 초반부터 어려움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한라대와 상지영서대의 경우 사업 초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고졸 인력을 전문학사로, 학사를 석사 학위 전문가로 육성시켜 재직자나 중소기업 모두 관심이 컸다.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전담교수들이 기업인들과의 교류를 강화했던 점도 초기 활성화의 이유였다. 상지영서대는 지난해 8개 기업과 계약학과 협약을 체결했지만 2013년에는 협약 기업이 17개에 달할 정도로 활발했다. 

B기업 인사담당자는 "계약학과 담당 교수님이 산학협력처장을 역임했는데 당시엔 기업과의 관계가 돈독했다"며 "대학담당자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없다면 계약학과 사업 추진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사업 초기부터 상지영서대와 교류가 활발한 기업들은 지금까지도 재직자를 계약학과 사업에 참여시키고 있다.

사업 후 중소기업 재직자의 잦은 이탈도 입학률 저조에 한 몫 했다. C대학 관계자는 "계약학과 사업은 2년 동안 수업 받고 졸업 후 1년 동안 의무적으로 기업에 근무해야 한다"며 "의무기간을 채운 후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 참여가 저조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3년간 훈련시켜 놨더니 남 좋은 일만 시켰다'는 하소연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 이 밖에도 재직자의 학력이 업그레이드 될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나 계약학과 운영 과정이 기업 현장에서 당장 써먹기 어렵다는 점도 입학률 저하의 원인이다.

계약학과 사업성과 홍보 필요
원주 의료기기업체인 D회사는 계약학과 사업을 인력 확보의 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젊은이들에게 계약학과 사업 혜택을 홍보하고 있는 것.

D회사 인사담당자는 "계약학과 사업의 좋은 점을 기업들이 공유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은 물론 대학들도 계약학과 사업을 적극 홍보해 사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계약학과 사업에 대한 인식전환도 필요한 대목이다. '전문능력을 키운 재직자가 이직해도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아니다'라는 사고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D회사 인사담당자는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고급인력 이탈은 큰 손해임이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원주 업체로 이직하거나 관련 업계로 취직하면 그만큼 산업경쟁력이 커져 손해 보는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과 정부의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E대학 관계자는 "계약학과 졸업생이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승진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이직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정부도 계약학과 사업 활성화를 위한 당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