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청년플랫폼 청년마을에서 열린 청년창의포럼 '설래발(說來發)' 제작 발표회.

사람·과정 중심 문화도시 동력 거버넌스 구축 추진

2016년 4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이해'를 주제로 열린 '제 27차 원주문화포럼'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광호 연구원은 '문화도시 10년,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제언'이란 기조발제를 통해 "문화도시는 사람을 변화시켜 삶을 바꾸는 일"이라며 "도시문화 중심의 사회생태계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가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시의 장소가치를 재창조해 사람들이 모이고 뛰어놀 수 있는 곳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적 근간을 찾고 내적 정체성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은 지역문화진흥법 상 문화도시 지정 준비를 위한 예비단계로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사업이다. 2015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에 선정된 원주시는 2016년부터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시민 주도의 자생적인 지역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에 매진해 온 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도시의 재탐색, 재발견의 시간
문화도시란 '다양한 의미가 공존하는 가운데 그 도시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현상 및 효과를 창출하여 성장하는 도시'를 뜻한다.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재)원주문화재단은 지난 2년간 도시를 재탐색하고,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통해 원주에 맞는 가치동력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역 인구의 20%를 차지하지만 '원주살이'가 녹록치 않았던 원주청년들을 위한 청년플랫폼 '청년마을' 운영이 대표적이다. 원주청년생활연구회 최서휘 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원주청년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서 "원주에 대해, 원주 청년들의 문화와 삶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해 가며 원주에서의 삶에 더욱 애착이 갔다"고 말했다.

급격하게 증가한 경력단절여성의 원주살이 고민은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원주그림책문화학교를 통해 그림책 활동가양성과정을 수료한 108명의 문화봉사활동가들은 원주 곳곳에서 자발적인 활동을 펼치며 콘텐츠 기반 문화봉사자로서 원주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고 있다.

세대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발견과 제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꼽힌다. '행복의 발견' '나의 2018년' 등 도시문화 아카데미를 통해, 또한 '딴짓하는 중년 프로젝트'를 통해 발현되고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원주 문화도시의 중요한 가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대문화교류사업보고서에서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헌수 사무국장은 "청년은 중년을 준비하고, 중년은 청년과 만나면서 가슴 뛰는 일을 찾는 프로젝트가 세대문화교류사업이었다"고 밝혔다.

사람 중심·과정 중심의 문화사업
원주 문화도시 거점공간인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을 중심으로 2017년 한 해에만 4만여 명의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사업이 펼쳐졌다. 100여 권의 시민창작그림책이 발간되고, 옛 원주여고에서 열린 '원주그림책시즌2'는 시민도슨트 40여명이 참여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특화콘텐츠인 그림책은 '한국그림책연감' 발간으로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세대별 그림책 향유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원주에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 (재)원주문화재단이 지난해 운영한 '하고싶었어 그림책' 워크숍에 참여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완성한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재)원주문화재단 김선애 문화도시TF팀장은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이 주목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이 과정을 함께 했던 시민들의 생각과 변화"라고 말한다.

도시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자유롭게 공유되고 그것이 다시 공간에 투영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문화도시 사업의 역할은 시민들의 삶 속에서 문화적 가치들과 창의성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 2년간의 사업도 과정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했고 그 결과, 시민 중심의 문화도시 사업으로 가기 위한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재)원주문화재단은 이 같은 사업성과를 최근 발간한 '이야기를 담다'에 실었다. '이야기를 담다'는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 16개월의 과정과 문화도시의 비전을 담은 '원주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보고서'로 시민과 전문가 56명의 생각과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재)원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단순히 사업의 내용과 사진들을 기록한 결과자료집이 아니라 그 속에서 함께 한 시민들의 이야기 보고서로 앞으로 진행될 시민 주도의 문화생태계 구축. 그 첫 번째 단계"라고 밝혔다.

2018년 새로운 도전 '문화도시'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은 문화도시 사업의 예비단계로 사업 3년차부터 문화도시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바로 올해 원주시가 해당된다. 문화도시 사업은 '도시문화계획을 통한 사회발전 프로젝트'로 지정신청 후 1년간의 과정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원주시는 올해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전략을 재수립하고 운영조직을 강화해 사업고도화 기반을 갖출 방침이다. 또한 문화도시 경영체계 및 브랜드 구축사업, 시민문화 활성화사업, 문화도시 네트워크 사업, 특화콘텐츠인 그림책문화 활성화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원주집담회, 공유테이블, 창의문화포럼 등 문화도시 네트워크 사업과 지역문화 활성화사업 등을 통해 사람중심, 과정중심의 문화도시 동력인 거버넌스를 본격적으로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재)원주문화재단은 오는 21일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서 '원주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 조성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2017년도 사업추진 결과를 공유하고 2018년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 760-9845(문화도시TF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