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다함께 잘사는 일 관심분야"

겨울이 다가오면 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하는 것처럼 농민들에게도 휴식이 찾아온다. 서먹했던 이웃들과 막걸리 한잔 하며 고단함을 털어내기도 하고, 여행이나 취미생활도 이 계절에 휴식삼아 행해진다. 그래서 겨울은 농민에게 쉼의 계절이고 재충전의 시기이다. 

하지만 강병헌(54) 흥업면발전협의회장의 겨울은 여름과 같이 분주하기만 하다. 그는 작년 3㏊ 넘는 땅에 알타리무와 양파, 벼를 재배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흥업알타리무작목반장, 원주시품목농업인 치악산알타리연구회장, 흥업면 발전협의회장, 흥업면 체육회장 등의 직책도 맡아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일 년이 지나갔다. 휴식의 계절이 돌아왔어도 그의 등은 굵은 땀방울로 여전히 젖어있다. 

그래도 마음은 늘 즐겁기만 하다. 정성껏 재배한 무를 깨끗이 씻어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농산물 생산에는 전문가인데 판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농민이 많다"며 "작목반을 구성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면 걱정 없이 영농생활에 전념할 수 있어 이를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흥업알타리무작목반을 결성했다. 쌀 값이 떨어지고 판로도 막혀 생활고에 빠진 이웃을 자주 접했던 것이 작목반을 결성한 계기였다. 흥업에서 같이 성장해 살갑게 지낸 이웃들이 어려움을 겪자 이를 타개할 방법을 고민 했고, 벼 대신 대체작물을 재배해보자고 머리를 맞댄 것이 대기업 판로를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알타리무 외에도 양파나 대파, 마늘 수매에 기업들은 관심 많아…기업 수요와 우리 생산량 계산해 원주 농산물 최대한 많이 구매하도록 판로처 확보 주력"

올해 그는 양파작목반도 만들어 더 많은 이웃이 농사로 재미를 볼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알타리무 외에도 양파나 대파, 마늘 등의 수매에도 기업들은 관심이 많다"며 "그들이 원하는 양과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양을 계산해 원주 농산물을 최대한 많이 구매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흥업면발전협의회장과 체육회장을 맡은 것도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아침에 나가 밤 늦게 들어오거나 새벽에 귀가할 때도 있어 집사람이 불만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래도 발전협의회장이나 체육회장을 하면서 수고했다는 칭찬을 들을 땐 저나 가족 모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흥업면발전협의회는 6·25 참전유공자 기념비 건립사업을 추진했다. 지역 출신의 참전 유공자들을 한 명 한 명 되새기는 사업이었다. 기념비 건립이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추가 명단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지만 강 회장을 비롯한 일꾼들은 고된 수고를 오롯이 감내해야 했다.

그래도 원로들이 고맙다며 두 손을 꼭 잡아주거나 잘 알지도 못하는 유공자를 위해 만원, 이만 원 건네는 이웃들을 보면서 마음은 뿌듯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이전에 예정돼 있는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이 흥업으로 이전하도록 면민 단합을 도모할 예정이다. 또한 오래된 면사무소 건물을 자감교 사거리로 이전하고, 인근에 대학타운을 조성하는 일에도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그는 "면사무소 건물이 지은지 37년 넘어 신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감촌 사거리로 면사무소를 이전하고, 광장을 조성해 대학생들이 면민과 함께 어울리는 대학타운 조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