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지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
지도자(강사) "노조설립에 따른 보복"
수강생 "고래싸움에 수강생들만 피해"

원주시체육회가 내년부터 국민체육센터 생활체육교실을 외부강사로 교체하고 수강료를 인상한다는 결정에 대해 생활체육지도자와 수강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원주시체육회는 시민들의 체육활동 증진을 목적으로 국민체육센터에서 생활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4개 프로그램에 1천여명이 수강할 정도로 10여 년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원주시체육회는 그동안 생활체육지도자가 수업을 맡아온 생활체육교실을 건강강좌로 개편하고 외부강사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강료도 분기별 3만원에서 50% 인상해 4만5천원으로 올렸다.

원주시체육회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기존의 생활체육지도자 활동 지원사업 지침에 따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청년일자리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배치되는 생활체육지도자는 취약계층 지역 주민을 위해 1일 2개소, 3회 이상 공공체육시설에서 현장지도활동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지도자는 국공립어린이집·학교·공공체육시설·복지시설에서, 어르신지도자의 경우 경로당·노인보지관·양로원과 같은 노인시설 등에서 현장지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활체육지도자는 현장이 아닌 국민체육센터 내부에서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원주시체육회는 이를 바로잡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장영숙 사무국장은 "원주시체육회가 그동안 시민들을 위한 체육활동 장려와 체육활동지도자의 편의 등을 위해 규정을 어겨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프리랜서 강사로부터 지속적인 민원과 도체육회에서도 사업규정 준수에 관한 지침을 받아왔기에 내년부터는 규정에 따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외부강사 초청으로 수강료 50% 인상은 불가피하나 시민문화센터 등 타 기관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생활체육지도자는 이 같은 운영방침 변경에 대해 지난 6월 노동조합을 설립한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체육센터도 엄연히 공공체육시설에 속하는데 갑작스레 현장업무로 배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에 대해 못마땅한 입장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지도자 5명, 어르신지도자 4명 등 9명이 활동하는 생활체육지도자는 그동안 청소나 잔심부름 등 업무 외 부당한 일을 맡는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또한, 현장활동 시 교통비도 시급히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원주시체육회의 운영변경 방침에 대해 수강생들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수강생 A 씨는 "원주시체육회와 생활체육지도자 간의 갈등에 수강료 인상 및 강사교체 등 수강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지침에 따라 강사 교체와 수강료 인상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으나 간담회나 아무런 논의 없이 체육회에서 독단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강력히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주시체육회는 "지도자 요구에 따라 청소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통비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며, 수강생 반발에 관해서는 "생활체육강좌 운영방식은 체육회의 권한"이며 "수강생 모집강좌에 강사는 체육회 사정으로 변동될 수 있다는 문구를 항상 명시하기 때문에 이번 운영방식 변경이 문제될 건 없다"고 전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