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과 관련 지역의 주장은 지방자치의 정상화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 민주화 후 헌법개정으로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2년이 지났다. 그렇지만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대선 전에는 분권에 대한 대통령 의지가 강했지만 당선 후에는 실질적 지방분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분권형 헌법개정은 권력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국회 내 여야가 합의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분권형 헌법개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권력은 본질적으로 투쟁의 산물이다. 지역주민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권한은 우리가 주장해야 우리에게 필요한 권한이 된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중앙의 입장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권한을 우리가 갖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의식이 약하다. 지방자치가 발달된 선진국과 같이 시민혁명에 의해서 밑으로부터 국가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중심 국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공공부분의 권한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분권형 헌법개정이 이러한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국가권력구조의 개편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지방과 중앙의 권력구조개선은 지방자치의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내용에 비중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 헌법개정안과 관련한 분권관련 헌법개정 주요내용을 지역의 입장에서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안으로 헌법전문과 헌법1조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라는 점을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자치권이 국민기본권임을 명시하는 것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현행 헌법의 제8장 117조와 118조의 2개 조문에 불과한 장식적 성격을 벗어날 수 있도록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도한 입법권제약(조례는 법령의 범위내에서), 법률로 유보한 자치단체의 종류의 확장을 개선하여야 한다. 자치입법권 확대와 관련해서는 연방제 수준의 독자적 입법권을 인정하자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법령의 범위안에서'를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법위내에서로 고쳐야 한다.
 

 두 번째로 중앙-지방간 사무배분의 보충성원칙 규정여부와 관련해서는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동의한다. 헌법에 규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이번 개헌특위안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국가의 자치권존중의무와 협력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분권만 이루어진다고 지방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의 정책적 개입이나 의지없는 분권은 지방간 격차를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헌법개정내용에서 담아야 할 내용은 재정조정제도화와 국가가 최소한의 인구밀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균형발전과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한다.
 

 분권형 헌법개정은 국가경쟁력을 높여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지방자치의 정상화는 지역이, 마을이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권한을 중앙으로부터 지방으로 이양해야 지방이 스스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새정부는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국정과제 100대 과제에서 분명하게 하고 있다．
 

 국민주권적 개헌, 지방분권형 개헌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치분권 관련 국정과제 제시는 새정부의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헌법개정을 통해 만들어 보자.

김주원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wonjutoday@hanmail.net